'이지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12.13 왕따 초등학생은 누가 만드나?
  2. 2012.02.07 학교폭력(이지메)의 대처 순서 1
  3. 2012.02.02 일본의 이지메(왕따) 대책 8


왕따 초등학생은 누가 만드나?

얼마 전, 처형의 지인분 초등학생 딸이 학교에서 왕따(폭력은 아니고 무시 정도)를 당하고 있다는 마음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그 근본 원인은 담임 선생이 던진 비행기 못 타본 사람 손들어봐라는 무심하고 무책임한 질문에 정직하게 손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 그래도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에 집안 생계를 다 엄마 혼자 책임을 지고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오빠여동생의 3인 가족이었는데, 담임선생이라는 사람의 무책임한 언행이 이 가족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는지 말로는 다 표현 못할 정도다.

몇 살 더 먹은 오빠는 바보같이 손은 왜 들었어라며 오히려 동생을 나무라고 있다며 엄마는 가슴이 먹먹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가까운 곳이라도 비행기를 한 번 태워야 할지 알아봤다고 까지 한다. 하지만 엄마가 일에 치어 너무 바빠서 아이들끼리 비행기를 태울 수도 없고, 속만 태웠던 모양이다. 그러다 조카가 매번 도쿄의 우리 집에서 방학을 보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신의 따님을 한 번만 같이 보낼 수 없는지 물어보셨다고 한다.

사정은 딱하고 마음 아픈 이야기지만, 예측 못했던 사고나 병이라도 걸리면 우리 부부가 책임질 수 없는, 남의 집 귀한 자식이기에 선뜻 그렇게 하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큰 마음 먹고 포용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 우리 부부의 그릇이 그 만큼 크지는 못했던 것이다. 우리의 매몰찬 거절을 듣고 그 어머니는 얼마나 더 가슴이 아팠을지, 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에게 거절당해야 한 그 초등학생 소녀에게 참으로 미안하기 그지없다.


 출처: http://filipinobook.com/i-was-a-teacher/


초등학생 조카에게 아이들이 무시를 당하거나 왕따 당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30년이나 된 나의 초등학교 시절과 별 다르지 않다. 아주 작고 사소한 선생의 말 한마디, 표정, 무심한 행동과 방관, 그리고 무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매우 많아 보인다. 적어도 초등학교에서는 담임선생의 영향력이 굉장히 크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는 아빠와 지내는 시간보다 담임선생과 지내는 시간이 훨씬 길지 않은가.

돌이켜 보면 초등학교 시절, 매 학년 시작과 동시에 제일 먼저 해야 했던 가정환경조사서라는 것이 있었다. 가족관계와 종교, 부모님의 직장, 직업, 학력에 형제의 학교, 수입은 얼마 정도나 되는지, 집에 피아노는 있는지, 전축(!)이 있는지, TV는 흑백인지 칼라인지까지 시시콜콜히 밝혀야만 했다.

우와, 너네 집 피아노도 있어?”

칼라TV?”

쟤네 자가용 있대!”

8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가 보면 이게 무슨 옛날 얘긴가 싶을 내용이지만, 지금 서울에서 제일 한 동네 중 한곳인 서래 마을에 아직 밭이 남아있었고, 서래 마을에 산다는 이유 만으로 선생에게 가난하다 개 무시 당하고 한 대 더 얻어 맞아야 했던, 8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니던 내 기억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선명하다.

요새 애들은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피아노도 부의 상징이 아니고 TV도 흑백/칼라가 기준이 아닌 30인치냐 60인치냐로 부의 기준이 바뀌고 해외여행이 대중화될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무심한 선생들은 변함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 같다.

왕따 혹은 이지매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나를 포함한 어른들의 막연한 인식 속에서, 학생들끼리 또는 학생 개개인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강한 것 같다. 물론, 개개인의 성격이나 행동이 원인인 경우도 많겠지만, 적어도 어른들이나 선생이 그 원인을 제공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그것이 경제적인 이유, 빈부의 격차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더더욱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며칠 동안,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비행기를 타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처 입어야만 했을 초등학생 소녀가 머리 한 구석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후기...

 오늘 아침, 새로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초등학생 소녀가 어제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고 하는 군요. 약물 치료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루 빨리 악몽같은 초등학교 생활을 졸업하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마음 한 켠이 기브스를 한 것처럼 매우 불편하군요.

 

2012/02/07 - [Tokyo?Japan?] - 학교폭력(이지메)의 대처 순서

2012/02/02 - [Tokyo?Japan?] - 일본의 이지메(왕따) 대책

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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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또한 이전 글 일본의 이지메(왕따) 대책과 같이, 일본의 어느 교육자/이지메(왕따) 전문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쓴 내용을 원작자의 허락을 얻어 번역했다. 우선은 원본 내용부터.

 

 

학교폭력(이지메) 문제를 논의할 때의 순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내에서 이지메(왕따)가 발생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보호”, “가해자의 처벌”, “피해자 및 가해자의 멘탈 케어”, “재발 방지등 많은 과제가 동시에 발생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동시에 과제가 발생하지만 그 과제 해결에 대해서는 우선순위가 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학교 밖의 사회에서 범죄와 인권침해사건이 발생했다고 상기하면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사항은 피해자의 보호인 것이다.

심각한 폭력이 발생한 경우, 양호실 등교를 인정하고, 추가로 가해자(상황에 따라서는 피해자)의 수업을 별도의 장소에서 하며,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가해자를 정학시켜야 하는지를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

가해자의 처벌이 그 다음이고(다시 한번 말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해자의 정학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것이지 처벌이 아니다), “피해자 및 가해자의 멘탈 케어”, “재발 방지순서로 대책을 생각하는 것이 일반 사회의 사고 순서인 것이다.

그런데 범죄성 강한 인권침해사건임에도 학교에서 발생했다는 이유 만으로 학교 폭력또는 학생 폭력이라는 타이틀이 붙고 가해자도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다라든지,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다. 문제는 지금부터 어떻게 할 것 인가다라는 둥의 말을 하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고, 자기 자식 귀한 줄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부모의 난동 등으로 의논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에게 있어서 자식은 어디까지나 예쁜 법이고, 담임선생과 교장은 가해자의 정학과 가해자의 처벌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피하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의논은 어디까지나 피해자 및 가해자의 멘탈 케어재발 방지로만 흘러가 버리는 일이 많다.

이와 같은 학교 특유의 의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혼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논 순서와 정리 역할을 누군가가 해야 한다.

그렇다면 누가 그 역할을 해야 할까?

사실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하게 순서만 제안하면 될 일이다.


 

 

동감되는 내용이 참 많다. 피해자의 보호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가 공감할 만한 일 인데도 불구하고 보호해야 할 교사가 가해자의 일원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고 또 가해가 시작되는 원인을 제공하는 일 또한 많다. 그리고 가해자가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고 학급원 전체가 가해자인 사례도 적지 않다 보니 피해자의 보호가 결코 쉬운 일도 아니다. 게다가 가해자의 부모가 등장하여 가해자를 피해자로,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려고 기가 막힌 자식 사랑을 피력하는 일은 거의 당연 하다시피 반복된다. 하지만 2, 3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학교와 교육 당국은 반드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지난 수많은 사례에서 보듯이, 가해자들은 부모의 보호와 학교 및 교육 당국의 방종으로 멀쩡히 잘 살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거나, 자살을 하거나, 정신적으로 이상이 생기거나, 트라우마로 인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일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처 순서의 두 번째, “가해자의 처벌의 경우,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일 좋을까. 위의 일본인 교육 전문가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장소가 학교이고 가해자가 학생일 뿐, 어디까지나 범죄이고 인권침해사건으로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법률에 의한 강력한 처벌이 존재하는 이유는 피해자에 대한 책임과 재발방지를 위해서다. 부모나 교사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일반 사회의 룰을 적용시키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아울러, 학생 신분의 가해자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가해자가 미성년이나 학생이라 직접적인 처벌이 어렵거나 그 방법이 미약하다면 가해자의 부모에게 사회적인 책임을 지게 만드는 것 또한 강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가해자에게 그 부모와 함께 사회 봉사 200시간을 명령또는 퇴학을 학교 측에서 제시하여 선택하게 하거나, 소년법원이 같은 방법으로 판결을 내리는 것은 어떨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미성년자 양육 및 교육 책임이 마치 대부분 학교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성 교육은 부모의 책임이 더 크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피해자 및 가해자의 멘탈 케어”, 그리고 재발 방지”.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이렇게 간단하게 16글자, 4글자로 적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할 정도다. 이 심리 치료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잘 알고 있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문외한인 내가 떠들만한 분야가 아니기에 법제처의 학교폭력 피해학생 보호 및 지원http://goo.gl/tFqhe 인터넷 주소 만을 올리겠다. 그나마, 관련 법이 제정되어있다는 것이 천만 다행이다.

 

끝으로 정리하자면,

1.     학교폭력은 범죄성이 강한 인권침해사건이다

2.     피해자의 보호가 최 우선이다. 가해자의 정학/퇴학은 처벌이 아니다.

3.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순서 및 방법을 확립시켜 피해자를 지키고 나아가 학교폭력을 격감시켜야 한다.

4.     미성년자의 정신적인 성숙은 교사보다 부모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의 부모는 자식과 함께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5.     피해자가해자모두 심리 치료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6.     학교폭력은 방지되어야 하며 교육당국과 교원들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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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일본의 어느 교육자/이지메(왕따) 전문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쓴 내용을 원작자의 허락을 얻어 번역했다. 우선은 원본 내용부터

 

일본에서 꽤나 유명했던 이지메 사진. 블로그에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꽤나 망설였다. 사진 한장이 많은 것을 설명해 줄것이라 믿고 올린다.

모리구치 아키라 (교육평론가)

공식블로그: http://d.hatena.ne.jp/moriguchiakira/

 

얼마 전, 어떤 이지메(왕따) 관계 심포지움에 패널로 참가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나가노현의 중학교 선생님이 실제 적용하고 있는 이지메(왕따) 대책, 굉장히 훌륭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은 순서였습니다.

1.     이지메(왕따)에 대한 인지(認知)는 본인, 부모, 친구 등 누구에게서 온 보고라 하더라도 이 사태를 걱정하는 사람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통일한다.

※ 이지메(왕따) 가해자와 그 부모는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 항의하거나 따지므로, 교원 측의 대응을 통일해 놓는 것이 굉장히 유효하다고 여겨집니다.

2.     반드시, 한 사람의 교원이 아니라 팀으로서 대응한다.

※ 팀 대응은 교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지만, 부디 극복해 주길 바랍니다.

3.     복수의 가해자(대다수의 경우)와 복수의 교원이 각기 다른 장소(방 또는 상담실)에서 1:1로 대응한다.

※ 여기에서 각 가해자의 발언에 모순이 생깁니다.

4.     상담 15분쯤 후에 상담 장소에 가해자를 대기시켜두고 각 상담 교원들이 집합하여 정보교환, 모순점을 분석한다.

5.     3번과 4번을 여러 번 반복하여 가해자에게 이지메(왕따) 사실을 인정시킨다.

3, 4, 5번은 당장 내일부터 실행할 수 있는 노하우가 아닐까요. “가해자의 자백이 필요한 직업에서 잘 사용하는 테크닉입니다.

6.     사실을 인정한 가해자에 대해 울 때까지 반성하게 다그친다.

※ 여기서부터 교사의 진가가 발휘되는 시점입니다. 중학생이나 되면 (특히 이지메(왕따) 가해자와 같은 학생들) 협박하는 정도로는 울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형사 드라마의 국밥에 해당하는 요소가 필요합니다. 가해자가 열심히 생활하던 시절의 사진 등을 보여준다든지, 생활기록부를 보여 준다든지 하며 “…이랬던 네가,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같은 느낌으로 추궁한다고 합니다.

7.     이지메(왕따) 사실을 인정하고 울 때까지 반성한 가해자는, 일반적인 경우 피해자에게 사과/사죄하고 싶어집니다만, 바로 사과시켜서는 안됩니다.

※ 바로 사과하면 가해자가 속이 후련하다는 느낌을 갖기 때문입니다.

8.     적어도 1주일간의 시간을 두고, 가해자에게 사과를 허락합니다.

※ 가해자로부터 사과 받는 것은 피해자에게 있어서 정신적으로 치유 효과가 크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9.     보호자를 대동하여 이지메(왕따) 사실을 보고한다.

※ 이 때, 가해자/피해자를 실명으로 보고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심포지엄 중에 놓쳐서 못 들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가, 축적되지도, 연구 대상이 되지도 못하고, 퍼져나가지 못하고 훌륭한 선생님의 한 실화"로 끝나버리는 것이, 교육계의 최대 맹점입니다.

그걸 어떻게든 해보고 싶다고, 통감한 하루였습니다.

 

신문이나 뉴스에 기사화 되고 있는 학교 내의 이지메(왕따) 사건은 빙산의 일각임이 분명하고, 또 그러한데도 그 해결 방법에 대해서 수십 년 동안 진보는 고사하고 퇴보만 거듭되고 있는 듯 하다. 날로 피해의 정도도 그 후유증도 커져만 가는데 그 어떤 제대로 된 대책 하나 제대로 못 내놓는 우리나라 교육부와 높으신 양반들에겐 정말 증오를 금할 수 없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자신이 맡은 학생 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리 지키기에 연연하여 복지부동인 교육자들도, 자식 교육 똑바로 못 시켜서 가해자로 키워낸 부모도, 가해자도, 피해자에게도 현재보다는 나은, 대처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번역했다. 주변에 교육계의 높은 분들 중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없으실 테니 바다에 돌멩이 하나 던져 넣는 것과 다를 바 없을지 모르겠지만, 학교에서의 이지메(왕따)와 폭력에 신음하는 학생이 없어지길 바랄 뿐이다.

<관련글> 학교폭력(이지메)의 대처 순서 http://ppayaji.tistory.com/242


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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