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관련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얼치기라는 말이 매우 잘 어울리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는 알아듣기 쉬운 말을 놔두고 알아들을 수 없는 국적불명, 출처 불명의 단어를 남발하는 바보들이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의 구별이 없다.


이 비즈니스는 모델이 훼일했기 때문에 컴플릭트한 이슈를 라이트스텝으로 빌드해서 푸쉬하는 것이 베스트다라는 식으로 말한다. 뭔 소리를 하는 것인지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다. 영어 단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국적불명의 문장을 제대로 바꿔보면 일이 생각한 만큼 이익을 못 만드니 장해가 되는 문제에 사람을 써서 정리해야만 한다쯤 되겠다. 표현만 헷갈리게 할 뿐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에 더욱 열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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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사업설명을 하러 와서 이해할 수 없는 단어를 나열해서 더욱 더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을 늘어놓는 PT를 시작하는 케이스는 뭔가 잘 안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가에게 연막을 치는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든다. 이것은 의뢰로 잘 들어맞는다. 또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호도할 목적으로 당연하고 어렵지 않은 일을 어렵고도 힘든 일인 것처럼 복잡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MBA를 취득한 인간이 사업설명을 할 때랑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사람이 IT업 또는 컨설팅 계통의 일을 시작할 때 주로 이런 일이 많이 벌어진다. 기본으로 돌아가, 미국인에게 PT를 할 때는 영어를, 한국인에게 PT를 할 때는 한국어를 사용하라는 이야기다. 설명하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간단명료해야 하는 PT를 왜 일부러 복잡하고 알아듣지 못하게 만드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반년가량 전, 어느 대학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한 벤처회사의 사장이 필자를 포함한 투자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출자를 요청하기 위해 PT를 하러 왔다. 물론 듣는 이쪽도 일인 관계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쓸데없이 두꺼운 자료, 장시간의 PT 치고는 의미가 없는 설명, 게다가 국적불명의 알아들을 수 없는 문장이 합쳐졌다. 무엇을 하자는 건가. 1시간이 넘어가는 동안 이야기 한 것은 짧게 말해서 [최근에 일의 진행이 어려워져서 대출을 받을 수 없고 은행 쪽 신용이 떨어졌지만 가능성이 있으므로 출자를 부탁한다]가 아닌가? 게다가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 없이 오로지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투자자들이 알 수 없는 용어를 사용해서 나열해 놓았으니 하나마나 한 PT를 한 것이다.

 

정중히 거절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장이 다시 찾아와서 상담을 하게 되었다. 일에 관한 이야기라 일단 들어보았더니 어느 정도 수익성이 보이므로 바이아웃(Buy-Out)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바꿔 얘기해 회사를 가치를 인정해 주는 누군가에게 팔고 싶다는 이야기다. 잠꼬대 같은 소리다. 상장의 꿈이 무너지고 자력으로 일어설 힘이 없어져서 합병이라도 당해서 다른 회사의 한 부문으로라도 살아남고 싶다는 이야기겠지. 매각이나 합병으로 살아남는 다면 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은 보전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런 작은 이익을 위해서 피 같은 돈을 투자를 하고 자금을 묶어두는 것이 아니다.

 

외국어를 살벌하게 써서 정말 좋은 비즈니스 모델인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바보 사장은 점점 늘어나고만 있다. 투자자를, 투자회사를, 그리고 은행을 더 효과적으로 이해시키고 납득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지, 어떻게 하면 번지르르하게 보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약점을 감추거나 흐릿하게 보일 수 있을까 연구하는 것은 그 사장과 경영하는 회사가 미래에 어찌될지 판단하게 해 주는 좋은 소재가 될 뿐이다.

ps. 최근 국내 정치인들과 언론사의 기자들이 비슷한 수법을 사용하는 것 같던데...
    국민과 독자는 모를 거라 생각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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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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