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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나들이 겸 해서 도쿄 외곽의 후나바시에 있는 IKEA에 다녀왔다. 디자인과 실용성에 비해 워낙 저렴한 편이라서 이것저것 아무리 쇼핑카트에 집어 넣어도 지갑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거의 안나는 것이 매력인 IKEA 상품들이다.

한아름 고른 생활용품들을 계산대에서 계산하고 영수증을 확인 해 보니 43개 품목. 침실용 캔들부터 욕실 발판, 조리용 칼, 도마, 쿠션, 조명 기구 등등. 이렇게 많이 샀는데도 12,000 (150,000원 정도)이 덜 나왔다. 적은 돈을 쓰고도 아내의 쇼핑욕구를 150%정도 채워줄 수 있는 곳이라 나도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옷 한벌 값도 안되는 금액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틀 후, 이번에 IKEA에서 쇼핑한 물품 중 한가지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기존에 쓰던 도마를 새로 사온 도마로 교체 했는데 이 새 도마가 희한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던 것이다. 갑자기 용틀임을 시작하더니 가운데가 쩍 벌어지고 뒤틀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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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6개월 이내에는 언제라도 교환이 가능하니 가져오라는데 1,490(19,000)짜리 도마 하나 교환하자고 왕복 교통비 800엔의 거리에 있는 후나바시까지 가는 것도 말이 안되고 6개월 정도는 안 가도 될 만큼 물건도 잔뜩 샀는데 굳이 가서 바꿔올 만한 상품도 없고 해서 뒤틀린 도마의 사진을 찍어서 E-mail로 고객센터로 보내 어찌하면 좋을 지 다시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보낸 지 15분만에 전화벨이 울리고, 연기인지 훈련받은 대로 인지 담당자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죽을 죄를 진 목소리로,

 

문제의 상품을 착불 택배로 보내주시면 우체국 현금 배달 서비스로 환불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회사의 불량 상품으로 인하여 겪으시게 된 불편과 마음 상함을 전부 다 메꾸어 드릴 수 없음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며…”

 

사과만 10분 넘게 들었다. 사과를 오래 들으니 사과 받는 것 마저 귀찮고 짜증나게 여겨질 정도였다. 여하튼 추가로 비용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고 환불해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아내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저녁 준비를 위해 가까운 곳으로 도마를 사러 갔고.

 

착불 택배 비용 = 1,100 (개인발송, Door to Door)

현금 배달 비용 = 290 (우편비용)

환불 액수(현금) = 1,490

 

어찌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불량 상품에게 당하고도 다시 IKEA를 이용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IKEA의 고객서비스 팀이 들인 착불 택배 비용과 현금 배달 비용이 결코 헛된 돈이 아니라는 증거일 것이다.

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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