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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8 은행다니는 친척, 조심하세요. 126

은행다니는 친척, 조심하세요.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으로 조회해 본 계좌에서 공동CMS” 출금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 했다. 그리고 그 영문을 알 수 없는 출금으로 인해 카드 결제대금이 모자라 연체가 되어있는 사실도 동시에 알게 되었다. 혹시라도 개인정보 누출로 인해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어 부랴부랴 주 거래은행인 “A은행에 전화를 해서 도대체 공동CMS”가 무엇인지 확인해 봤다.

빠야지™: 이게 뭐죠?

상담직원: 지난 X X일에 신청이 되어있는 자동이체 입니다.

빠야지™: 저는 지금 외국에 있고요,  X X일에는 한국에 간 적이 없는데요?

상담직원: 그렇게 요청이 되어 있습니다.

빠야지™: 누가 요청을 했는데요?

상담직원: B생명보험사 입니다. X X, 요청하셨습니다.

빠야지™: 일단 자동이체 정지 시켜 주세요. 저는 모르는 일 입니다.

상담직원: 불가능 하십니다. B생명보험사에 먼저 확인해 주십시오.

빠야지™: 연락처 알려주세요.

상담직원: 00-0000-0000 입니다.

 

부랴부랴 B생명보험사에 전화를 했고, 언성을 좀 높인 끝에 음성녹음 해지신청까지 마쳤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나의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원하지도 않는 보험에 가입시켜 준(?) 사람이 국내 굴지의 은행에 다니고 있는 친척이라는 것이다.

먼친척A: 보험 해지했어?

빠야지™: 니가 한거야?

먼친척A: 그럼 나 말고 누가 했겠어?

빠야지™: 누가 니 맘대로 보험 가입하래?

먼친척A: 그냥 실적 올리느라 어쩔 수 없이 한 거야

빠야지™: 미리 얘기라도 해야지, 장난해?

먼친척A: 한달 치만 내놓고 그냥 버티면 되는 건데

빠야지™: 뭐라고? 죽을래? 미친거 아냐?

먼친척A: 아유~ 별것도 아니라니까.

빠야지™: XXX XXX 싶냐? 전에도 내 명의로 펀드통장 만들더니, 미쳤냐?

먼친척A: 그만 좀 지랄해라. 내가 너한테 손해라도 끼쳤냐? 볍신

 

분기탱천한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애초에 5년 전에 실적 올릴 수 있게 일반 계좌 하나 개설해 달라고 했을 때 주저하지 않고 계좌 하나 만든 것이 잘못 끼운 첫 단추였다. 그때 은행용으로 복사해 둔 주민등록증 복사본 한 장이 날 이렇게 화가 나게 만든다. 잊을 만 하면 한번씩 내가 알지 못하는 계좌가 생겼다 사라지고 내가 모르는 돈이 내가 처음 보는 나의 CMA 계좌에 들어왔다 나갔다 했다. 이미 몇 번이고 화를 내고 다른 지점에 가서 계좌를 없애버리고 해 왔다. 그런데 결국 또 은행을 넘어서서 보험의 영역에 까지 들어가고 말았다.

 

차라리 남이 낫다. 고소를 하던, 회사의 윗사람을 만나서 해결하든, 감찰 받게 날리든 안 보면 되지. 어설픈 친척,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없고 점점 더 뻔뻔하게 구니 아주 죽겠다. 다음 번 한국에 들어가게 되면 아예 근무처로 찾아가서 뒤집어 놓든지 말든지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예 다른 은행에 통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도대체 우리나라 은행은 본인이 직접 가지 않아도 주민등록증 사본 하나로 이리도 통장이 쉽게도 만들어 지는 것인 것인지 궁금하다. 최근에 개인정보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실상에서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13자리의 숫자로 나에 대한 모든 공식적인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신용조사부터 계좌 잔액, 어디에 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정말 끔찍하고 소름이 끼친다. 심지어는 이름과 핸드폰 번호 만으로도 나의 주민등록번호를 알아내서 이용하는 실정이니 더욱 더 끔찍하다.

 

은행에 다니는 친척이 있어서 신세지고 부탁하고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조심하세요. 남의 뒷조사 부탁할 생각만 하지 말고 본인의 명의를 마음대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추가 글 =========
다음 메인에 노출 된 모양입니다.
방문자 수 폭탄을 맞고 있습니다만, 은행 쪽 분들도 많이 보신 모양이네요.
'먼 친척'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당장 글 내려 달라고.
내용증명은 안 보내도 될 모양입니다.

은행 쪽에서 계신 분들께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누구'를 찾아낼 생각을 하지 말고,
당신들의 '소중한 고객' 정보를 어떤 방법을 써서 지켜나갈 것인지,
그런 점들이나 고민하도록 하세요. 말로만 소중하다 어쩌다 하지말고.
과거에 내 정보를 누출 시켰던 '옥션'도 'GS칼텍스'도 뻔뻔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원래 그런 것일지는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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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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