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트위터에서 마음에 와 닫는 글을 읽었다.

@yucinwoo 여자사람 두 명이 길에 서서 담배 피는 모습을 보니 조금 안 좋아 보였다. 한 여성이 담배를 친구에게 맡기고 뛰어간다. 시각장애인여성이 길을 헤매는 듯한 모습에 "어디 가세요? 도와 드릴께요"한다. 담배 피우는 모습만으로 안 좋게 봤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출장 등으로 인천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나는 불평 불만으로 가득 차오른다. 사방에서 몸으로 부딪혀 오는 사람들, 과속 난폭 운전하는 대중교통수단들, 소리지르듯이 시끄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부딪히거나 밀고 나서도 사과 한마디 없는 사람들한국을 떠나고 나서부터 낯 설어진 내 조국의 내 나라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한국을 떠나기 전의 내 모습은 트위터에서 읽은,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던 여자사람 두 분과 다를 것이 없다. 표현은 서툴망정 마음만은 따뜻한 한국 사람들. 이젠 표현을 조금만 더 잘하면 좋을 것 같다.

외국생활 10여년째, 언제부터인가 타국 생활과 관습, 문화에 익숙해져 한국을 다른 눈으로 보고 다른 방법으로 느끼기 시작하게 되었다. 이것이 틀렸다는 둥, 저것이 틀렸다는 둥. 다른 관점으로 보기 시작하면 우리나라 역시 이상한 것 투성이다. 좋은 점이 많은 만큼, 물론 실제로 이상한 점도 많고 점점 나빠지는 것들도 많지만 내 스스로가 마치 채점을 하는 시험관이라도 된 양 우쭐해 해왔던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해보고 싶어졌다. 꼭 나쁜 것은 아닌데 다르다라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좋고 나쁨을 가려서 굳이 평가해 왔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기왕 생각하기 시작했으니 떠오르는 절대 안 변했으면 하는 것들(좋은 점)’, ‘꼭 고쳤으면 하는 것들(나쁜 점)’을 적어보고 싶어졌다.

절대 안 변했으면 하는 것들

꼭 고쳐 졌으면 하는 것들

1.  먹을 것에 대한 인심

1.  먹을 것 갖고 장난치는 인간들

2.  물가

2.  정부의 물가 통제력

3.  어른들에 대한 예의범절

3.  저만 아는 싸가지 없는 인간들

4.  일을 추진하는 뚝심

4.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들

5.  인정

5.  인정머리 없는 경제적 상위 계층 인간들

6.  시골 모습과 자연환경

6.  4대강 관련 공사 중단하고 원상 복귀

7.  의료보험 제도

7.  무너진 도덕 관념

8.  전국에 산재한 문화제

8.  무너진 예의 범절

9.  소주와 막걸리

9.  자칭 사회 지도층이 진짜 지도층이 되길

 

10. 황금 만능주의

 

11. 교통체증

 

12. 모든 상도덕

 

13. 정치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기주의자들

 

14. 매국노들

 

15. 종교 장사꾼들

 

16. 기업인인척 하는 악덕 상인들의 마인드

 

17. 편가르기 문화

 

18. 남 탓이오 문화

 

비슷하게 나올 줄 알았는데 고쳐졌으면 하는 것들의 항목이 더 길어졌다. 하지만 언제나 나쁜 점들이 좋은 점들보다 더 눈에 띄기 쉽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냥우리나라가 좋은 점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나쁜 점들은 고쳐졌으면 좋겠다, 하는 단순한 생각을 길게 적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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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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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의 일이다. 한국 출장 길에 독일인과 일본인 친구가 스케줄을 맞출 테니 한국에 간 김에 하루만 자기들의 관광 안내를 부탁할 수 있나 묻길래 흔쾌히 승낙했다. 안 그래도 우리 전통 문화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마침 한국의 전통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광화문의 국립박물관(6년 전쯤 이야기다)도 데리고 가고 창경궁도 관광시키고 풍물놀이도 보여주고, 한옥촌도 보여주고, 그리고는 인사동도 데리고 갔다. 한옥촌에 갔을 때 까지만 해도 외국인 친구들의 감탄소리를 들으며 뿌듯해 하고 있었는데, 인사동에 가서부터 뒷골이 땡기기 시작했다.

 

차라리 파무침을 주던가...

몇 년 만에 찾은 인사동이라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내가 알고 있던 인사동과는 많이 다르고
한국의 것이라기 보다는 국적불명의 것들이 더욱 더 많이 차 있었다. 동아시아 3국 문화믹스 구역이라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저녁 식사를 어느 유명한 전통 한국 음식점에 데리고 갔다. 미리 알아보니 해외에까지 지점을 냈다는 유명한 음식점이었고 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이 나왔는데 아뿔싸! 희한한 야채 절임(?) 혹은 샐러드(?) 가 끼어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일본풍 샐러드 드레싱과 함께. 양상추를 찢어 놓고 래디시에 보라색 양파에 일본식 간장 드레싱. 우리가 아는 김밥과는 조금 다른 일본식 테마키(고깔 모양의 김 말이), 게다가 찍어 먹으라는 듯 밥그릇 옆의 간장 종지에는 고추냉이를 갈아 놓은 것(와사비!)까지 가지런히. 이게 무슨 한국의 전통 음식인가 정신이 아득해 졌었다. 차라리 파무침을 내놓던지! 한국과 일본 양쪽을 다 아는 제3국의 외국인이라면 분명 한국음식은 일본음식의 아류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날 일본하고 비슷해라는 외국인 친구들에게는 여긴 살짝 퓨전인가 봐라고 말하며 부끄러움을 삭일 수 밖에 없었다.

 

음식도 문화도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진보하지 못하면 썩는다고 생각은 한다. 항상 더 발전하고 시대에 맞추어 조금씩 변화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그 어떤 다른 것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치는 김치여야 김치지, 단무지처럼 만들면 단무지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새로운 김치 단무지가 나올 수는 있지만 김치 단무지를 가지고 김치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음식점 이름에 전통이라는 말을 넣었으면 전통이라는 말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전통이라는 간판을 보고 찾아온 손님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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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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