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29 일본, 긴 잠에서 깨어날까? 4
  2. 2012.05.23 환율 핑계는 그만. 선진국 좀 되어보자. 4



일본, 긴 잠에서 깨어날까?

1990년 초반, 태어나서 처음으로 와 봤던 도쿄는 눈이 번쩍 떠질 만큼 놀라운 곳이었다. 서울보다 수십 배는 더 높은 건물들이 집중해 있었고 현대와 기아, 대우의 몇 종류도 되지 않는 자동차 외에는 가뭄에 콩 나듯 외제차를 볼 수 있었던 서울과 달리, 잡지에서나 볼 수 있던 페라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으며 지금으로 치면 iPad 만큼이나 비싸고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워크맨을 전세계 전자제품의 메카, 아키하바라에서는 강가의 돌멩이 마냥 만지작거리며 구경하고 살 수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면 또한 그랬다. 도쿄에는 세계 최대의 주식시장이 있었고 일본의 은행과 상사, 부동산개발업자는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Financial Times의 John Authers는 최근 아래와 같이 기고했다. 
   <이하 원문: http://jbpress.ismedia.jp/articles/-/36978>


세계 경제의 왕좌를 한 걸음 앞에서 좌절한 일본은, 몇 년 지나지 않아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추락했고 대부분의 투자가들에게 더 이상 그 존재의 여부조차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일본이라는 이름은 디플레이션이 자리잡고 금융 정책 효과가 전무하며 은행이 식물인간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할 때만 언급될 뿐이었다. 실제로도 서구국가들의 중앙은행들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한 때 미국을 위협하고 전 세계를 돈 앞에 무릎 꿇게 만들었던 일본은 빙하기를 맞이한 공룡처럼 서서히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여년 만에, 일본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 같은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했다.

-       투자가에게 버려졌던 일본 시장

주기적으로 반등 국면이 찾아오긴 했지만 버블시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품처럼 금방 사그라졌다. 닛케이 평균 주가는 바닥 수준에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상승해 있었지만 버블시기의 최고치를 절반 정도의 수준이었다. 과거 50년간의 평균치에 못 미치고 도쿄의 금융서비스 업계의 종사자 수는 20년 전의 반 이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2개월 간 갑자기 일본의 주식은 일제히 매수로 돌아섰다. 닛케이 평균은 15%나 상승하고 엔저 현상이 시작되었다. 오랫동안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투자자, 평론가들이 일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자금이 흘러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계기가 있었다. 최근의 총선거 후, 정권과 수상이 자민당, 그리고 아베로 바뀐 것이다. 아베총리는 일본 경제의 재생을 위해서 공공투자 등 케인즈형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사용하여 향상시키겠다고 공약을 내걸고 일본은행에게도 대담한 금융정책을 새롭게 짜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금리는 이미 10년 이상 바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정책은 보기보단 완화되어 있지는 않았다. 디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명목상 금리가 0%라도 실질금리는 아직 그 이상인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의 중앙은행은 최근 명목금리를 인플레이션보다도 꽤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고 있다. 혹시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것(긍정하지 않았으나 부정도 하지 않으며 공공연히 들리는 말이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또 실제로 달성할 수 있다면 그 영향은 꽤 클 것이다.

낙관론이 나오는 이유는 또 있다. 외국인 투자가는 오랫동안 부정적인 시선으로 일본을 대해 왔기 때문에, 일본에의 투자액수는 꽤 적다. 골드만삭스에 의하면, 투자자금 전체의 약 15.6%만 일본에 투자하고 있으며 주가지수 표준치(19.6%)를 밑돈다. 대략 600억 달러의 자금을 새로 유입시킬 필요가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 일본 국내에는 투자대기상태의 자금이란 것이 어마어마하게 존재한다. 미국계 투자회사에 의하면, 일본의 연금기금은 운용 자산의 12% 만이 주식에 투자되어 있다. 게다가 가계 자산의 55%는 현금으로 보유되어있는 상태다.

게다가 일본의 주식은 평가절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감가상각 전 단계의 주가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일본의 주식은 미국 주식보다도 42%나 저 평가되어 있다고 한다.

 

-       일본 주식을 둘러싼 정치 리스크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 일본의 주식이 리스크가 적다는 것은 일반적인 평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스크가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정치때문이다.

첫째, 현재의 아베수상의 공약의 실행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한다. 일본은 과거 10여년간 진행된 디플레이션이 완전할 정도로 정착해 있어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물가지수(식료품과 에너지자원을 제외한 종합지수) 1997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일본이 장기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그리고 물가 하락에 대응하는) 구조 개혁이다. 아베수상이 과연 그것을 이룰 수 있을지 어떨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둘째로, 외국의 정치가가 엔저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정책 추진을 저지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독일의 메르켈총리가 최근 몇 주 동안의 엔 급락에 대해서 통화전쟁을 언급하며 일본 정부의 개입을 비난했다. 혹시 엔이 앞으로도 계속 하락한다면, 세계각국의 통화들이 가치를 끌어내리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어 결과적으로 엔이 급등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혹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일본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져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엔 가치를 원래대로 돌려 놓을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위와 같은 상태라면 일본과 엔의 상황은 심각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경제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그 결과에 따라 좌지우지되기 쉽기 때문에, 엔 가치와 주식시장은 한국의 원 가치와 주식시장의 관계와 똑같을 정도로 거의 정비례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1 16일에 엔고를 보이자 닛케이 평균이 2.5%나 하락했다. 엔 환율 장세가 반발할 경우 주식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출처: DAUM 금융 http://goo.gl/tNvyW>

-       엔저는 지속될 것인가?

달러 가치는 이미 몇 년 동안이나 인위적으로 그 가치가 억눌러져 있기 때문에, 달러를 상대로 엔이 약세가 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현재의 주가 상승이 지속될 거라고 기대할 수 있는 최대의 이유다. 하지만 여러 통화와의 외환환율을 각각의 무역거래량으로 가중 평균해서 계산하는 실효 환율로 보면, 이미 엔은 과거 20년간 가장 저렴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일본의 주식시장에서 주의해야 할 이유는 한가지 더 있다. 정치나 정부 정책에 의한 주가 상승지지 효과는 이미 실현되어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예상치를 넘는 급격한 상승을 보였던 만큼, 투자가는 여기서 한숨 돌리면서 아베수상의 공약이 정말로 실행될지 점쳐볼지 모른다.

<이상 원문: http://jbpress.ismedia.jp/articles/-/36978>


일단 무차별적인 하락 장세가 이렇게 길게 지속된 만큼, 일본의 주식은 안전성이 높다. 일본의 주식시장의 하락 여지는 세계 어느 주식시장과 비교해도 작다는 뜻이다.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통화가치와 주식시장의 비례관계로 볼 때, 엔화 가치의 상승 여지 또한 다른 통화와 비교해 봤을 때 작을 수 밖에는 없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엔화의 가치는 일본과 한국의 무역 기조에도 큰 영향을 준다. 단순한 사칙연산과도 같이, 엔이 비싸지면 일본은 수출이 어려워지고 대신 한국의 수출이 늘어난다.

<출처: DAUM 금융 http://goo.gl/tNvyW> 

-       뜰 것인가, 가라앉을 것인가? 대한민국!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우리는 엔저원고 시대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2월에 출범할 우리의 새 정부(라고 하기엔 구 여당의 구 정치인들이지만)가 어떤 대책을 들고 새로운 엔저 원고 시대를 헤쳐나갈 것인지, 무역을 하는 사람으로서 큰 궁금증과 우려 섞인 기대를 갖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자극적인 내용으로 먹고 사는 저질 언론인들에 의해서 심심찮게 일본의 거대기업을 상대로 승승장구하는 한국의 대기업 뉴스를 많이 접해서 인지, 역사적인 이유로 감정만을 앞세워서 인지, 교육 탓인지 일본을 우습게만 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던가, 3대를 간다던가. 세계 경제의 정상을 밟아 본 일본 경제의 저력은 우습게 볼 만한 것이 결코 아니다. 내수시장의 인구 또한 우리의 3배나 된다. 우리가 교육받은 왜소한 왜놈은 피지컬한 면에서는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 국력을 놓고 봤을 때 일본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보다 몇 배 더 큰 거인이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원저엔고 현상과 일본에 몰아친 한류 열풍 덕에 유례없이 많은 일본 수출 전문 기업이라는 것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환율에 의한 수출 증대 덕에 최근 몇 년 동안 큰 폭으로 대일 무역 수지 적자도 감소해 왔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급속한 원고엔저 상황에서도 이런 대일 무역수지적자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가능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으며 오히려 일본 수출에 의존해 온 일본 수출 전문 기업의 연쇄적인 파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연쇄적으로 우리 경제에 가져올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든 기업이든,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신속한 대응 만이 그 피해를 줄이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       반복되는 일엔 그 속에 답이 있다

지난 5년 동안, 원저엔고가 지속되었고 일본은 상당히 곤란을 겪었다. 현재는 급속도로 반대 상황이 진행되고 있고 일본의 지난 5년 속에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일본의 기업들이 어떻게 버텼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정부의 대응은 어땠는지, 어떤 정책을 펼쳤는지, 시장 상황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등등.

보기보다 많이 다르고 신기할 정도로 국민성이 동떨어져 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경제의 흐름이며 수출 의존도 등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시도하다 실패한 정책, 전략들은 그 자체가 우리에게 훌륭한 답이 될 것이다.

원고엔저는 우리에게 있어서 위기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위기는 곧 기회다. 일본이 떠오른다고 반드시 우리가 가라앉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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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핑계는 그만. 선진국 좀 되어보자.

본업인 무역 컨설팅을 하다 보면, “환율 때문에 가격이 안 맞아서..”, “환율 변동폭이 너무 커서 계약을 취소해야..” 등등, 환율 탓을 하는 클라이언트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현재의 환율 상황은 우리나라에게 굉장히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미 우리나라도 전 정권 시절에 선진국 문턱에 갔다가,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치력에 의한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어 개발도상국가나 다름없는 상태로 돌아와있다. 사실, 강력한 권력을 바탕으로 편하게 돈 벌고 마음대로 살고 싶은 권력층(이른바 사회지도층)’에게 선진국이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되어야 할, 그리고 꼭 될 선진국에서는 지금과 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림1> 출처: http://goo.gl/7SLxO

불행인지 다행인지, 미국의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가 정의한 개발도상국 리스트 (http://goo.gl/6OZZb Developing Countries List) 145개국 안에 더 이상 우리나라의 이름은 들어있지 않다. 세계적인 경제지 Forbes의 인터넷 판 관련 기사 (2011121일자, http://goo.gl/7SLxO)를 보아도 위의 <그림1>처럼 우리나라는 Advanced Economies였던 것이다!! 어쨌든 경제적인 외형으로는,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우리 자신들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느끼지 못할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그 원인이나 누구의 잘못인지는 다른 글이나 다른 블로그에서 따져 보기로 하고, 덩치만 어른이 된 청소년 같은 우리의 산업 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다.

개발도상국가와 선진국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비교해 보면, 개발도상국 시기에는 어느 나라나 「저렴한 인건비」 「저렴한 환율」 「저렴한 사회비용」을 무기로 수출 산업을 성장시킨다. 60년대 이래 우리나라가 그렇게 해왔고, 지금의 중국도 그렇고, 현재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있는 일본 또한 과거에 그랬었다.

하지만, 선진국이 되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서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게 된다.

 <그림2>

선진국이 되면, 인건비도, 사회적 비용과 인프라 부담비용도, 그리고 화폐가치(환율)도 높아진다. 이러한 핸디캡을 안고서도, 그래도 다른 나라, 전 세계가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산업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명과 건강에 관계된 획기적인 약등과 같은 것이 그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선진국이 되면 개발도상국 때와는 다른 레벨의, 완전히 질 높은 교육 기회를 많은 사람들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입시위주, 취업위주의 학원 같은 학교를 quality’로 평가할 수 있을까?

어느 나라나, 개발도상국 또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데는 최소 20년 정도는 걸린다. 20년 동안 인건비도 환율도 싸기 때문에 잘 팔리는산업을 비싸도 잘 팔리는산업으로 Shift-Up 해야 한다. 이것이 선진국이 되려고 하는 모든 나라가 바라고 있는 산업 구조의 전환이다.

이 전환은 어느 나라에게 있어서나 커다란 부담을 동반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렴한 인건비와 저렴한 환율을 이용할 수 있었던 시대에 축적한 자금을, 번쩍번쩍한 청사나 관공서를 만드는데 사용할 것이 아니라 산업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지금의 독일처럼, “어쩌다 저렴한 환율로 장사할 수 있는 선진국같은 상태도, 일시적으로는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커다란 흐름을 봤을 때는 환율이 높아도 전 세계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선진국 산업의 모습인 것이다. 언제까지고 환율만 싸면 수출도 잘 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데…”같은 소리를 해 봐야 소용없는 것이다.

개발도상국만 50, 선진국문턱에서 10. 하루 빨리 껍질을 깨고 나아가 보자.

 

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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