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싸거나, 공짜인 일을 하면 안 되는 단순한 이유
Business 2012. 5. 24. 08:49 |극단적으로 싸거나, 공짜인 일을 하면 안 되는 단순한 이유
“경험이 없어서”, “실적을 쌓기 위해”, “실력을 늘리기 위해”라는 이유로, 지나칠 정도로 저렴한 단가나 무료로 일을 해주고 있는 사람들을 의외로 자주 보게 된다. 이름만 들어도 절망적인 “88만원 세대”, 정치적인 논리로 눈 가리고 아웅하기 위해 만든 “청년 인턴제” 따위가 우리 사회에 등장하면서 인건비, 즉 사람을 고용해서 일을 시키는 비용에 대해서 우습게 생각하는 풍조가 더욱 심해졌다. 안 그래도 인건비 대비 세계 최고의 물가를 자랑하는 우리 사회에 대해서 꽤 오랫동안 위화감을 갖고 있었고 언젠가 그에 대해 한 번 써보고자 생각하고 있었다.
0원짜리 일의 가치는, 결국 0원의 가치밖에는 없기 때문에
“어쨌거나 실적을 쌓아야 해”라며 안이한 생각으로 무료로 몇 번이고 일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적이 될 수는 없다. 거저(무료)로 일을 발주하는 사람은 당신이 “무료로 해주는 일”에 관해서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그리고 그 일의 가치는 당연히 공짜, “0원”이다.
또, 지나치게 저렴한 단가나 무료로 하는 일은, 클라이언트 자신의 모티베이션도 낮은 경우가 많아, “제공받는 자료나 업무 재료의 품질, 가치가 낮고, 그 완성된 결과를 받은 클라이언트 또한 그저 그런 레벨로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품질이 낮은 실적을 양산해봐야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경험이 없어서”라는 이유로 스스로 자신의 단가를 낮추는 것은, 어찌 보면 “잘 안됐을 경우에 대비해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잘 안됐을 경우의 핑계를 생각하기 보단, 잘 할 방법을 생각하는 편이 훨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취급 받고 싶으세요?
당신의 견적은 클라이언트의 인식을 일깨우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는, 의외로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잘 모른다. 당신의 업무 분야에서는 완전 초보이기 때문에 당신에게 온 것이다. 메인 업무의 가격대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옵션 업무의 가격대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주는 견적이 클라이언트가 가진 당신의 업무 분야에 대한 가격 기준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없어서”, “실적이 없어서” 지나칠 정도로 저렴한 단가를 견적으로 제시하면, 클라이언트에겐 그것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그 후에 당신이 아무리 실적을 쌓게 된다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업무는 같은 단가”로 발주를 하게 된다. 가격을 내리는 것은 정말로 간단한 일이고, 어떠한 클라이언트라도 기뻐하는 일이지만 일단 정해진 이후에 가격을 올리는 것은 정말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당신이 제시한 견적 단가는, 당신의 업무 분야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의 업무 가격을 내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당신이 생업으로 삼고 있는 분야의 업무 가치 자체를 깎아 내리는 일인 것이다.
제대로 된 견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인식을 일깨우는 것 또한 자신과, 같은 업무 분야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의 한 부분인 것이다.
납품한 물건과 서비스는 언제까지고 나를 따라 다니기 때문에
내가 지금의 일을 막 시작했을 무렵부터 거래를 하고 있는 거래처 사장님께 들은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 이 사장님은 병원을 상대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재를 판매했었다고 한다. 평가는 매우 좋아서 일본 전국의 병원에 폭넓게 판매할 수 있었지만, 결국 사업 그 자체가 기울기 시작해서 폐업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동안의 고객들에게 “저희 제품은 00년 까지만 A/S 및 제품지원이 가능합니다”라고 공지를 하고 폐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에 다른 회사를 세웠는데 20년 이상 지난 지금도 지방의 병원 등지에서 당시 판매했던 기재에 대하여 A/S 문의가 온다고 한다.
한 마디로, “한 번 벌린 일은, 평생 자신에게 붙어 다니기 때문에 안이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라는 뜻이다.
당신의 직업, 업무 분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예를 들어, 실적을 위해서 무료로 받아들인 일. 세월이 지나서 잊혀졌는데 어느 날 클라이언트가 연락해 와서는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그에 따르는 대응을 요구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하지만 업무 자체가 공짜였기 때문에 업무의 버전 업이든, 업그레이드건, A/S건, 제품 지원이건 간에 당연히 무료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이런 경우에는 무료로 대응해 줄 의무 따위는 없지만, 클라이언트의 시선에서 보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다. 안이하게 받아들였던 공짜 일은 언제까지나 당신을 괴롭힐 수도 있는 것이다.
거절이라도 하는 경우, 속된 말로 “씹 주고 뺨 맞는” 일도 비일비재 하다. 의외로 아주 간단한 이치다.
친구이니까 공짜로 해달라고 하는 놈은 친구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 사이에… 공짜로 좀 해줘”라는 소리는 누구나 살면서 듣기 마련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이건 친구도 아니다. 당신에게 100원 주기도 아까워하는 것이 과연 친구겠는가? 적어도 그에 상당하는 무엇인가를 미안해 하며 내미는 것이 친구인 것이다.
종종 친구들로부터 “우리 친척이 제조업을 하는 데… 견적 좀 줘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럴 때마다 뿌듯하다. 나와 나의 일을 신뢰하고 상담해 오는 친구를 갖고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어려운 예외가 있는데, 그것은 친척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나 ‘어르신’들로부터 공짜 청탁을 받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경험했던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끝이 좋았던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잘 해봐야 이익 하나 없는 공짜 일이고,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어르신께 욕먹고 원망 들으며 찍소리도 낼 수 없는, 말 그대로 “씹 주고 뺨 맞는” 대표적인 일인 것이다. 무조건 죽는 소리하며 내가 능력이 모자라서 할 수 없다고 처음부터 사양하고 뻗대는 것이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공짜로 할 수 밖에 없는 일 따위는 세상에 없다”고.
당신에게 일을 의뢰하기 위한 예산이 없는 사람에게 굳이 일을 해 줘야 할 의무는 없다. 예산이 모자란 사람에게는 현재 가진 예산의 한도 내에서 가능한 일을 제안해 주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적어도 하는 일에 대한 대가를 얻을 권리를 반드시 행사하자. 가격 외에도 당신의 클라이언트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