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좋은 방 찾기
Tokyo?Japan? 2010. 11. 24. 10:31 |
도쿄에서 좋은 방 찾기
얼마 전부터 본의 아니게 맡게 된 학생 덕분에 오랜 만에 도쿄에서 자취방을 알아보게 되었다. 아직 온지 얼마 되지 않아 혼자서 방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다 대학생 시절에만도 12번 이사 다녔던 경력 덕에 부동산이랑 꽤 친한 관계로 좋은 조건의 방을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해줄 수 있었다.
도쿄에서 유학생이 혼자 살 자취방을 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쉽고, 또 어찌 보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물론 단순하게, 돈만 많으면 방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예산에 맞추다 보면 방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 자신의 예산 한도 내에서 최대한 좋은 방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방을 구하지 못해 속태우고 있는 유학생 분들이나 단신 부임 직장인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ü 자취방의 종류를 알아보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원룸」에도 일단 종류가 있다. 크게 일본 유학에 관심이 있거나 경험이 있는 분들은 많이 들어본 「위클리맨션(먼슬리맨션)」종류와 일반 맨션, 아파트, 세가지 종류로 나뉜다. 「위클리맨션」은 주 또는 월 단위로 계약을 하며 시설 관리가 잘 되어있고 세 종류 중에 월세가 가장 비싼 편이다. 일반 맨션은 콘크리트 건물이고 건축 연도가 오래 되었어도 시설은 잘 되어있는 편이다. 아파트는 목조 건물을 부르는 호칭이며 원룸이라고 해도 샤워시설이 구비되어있지 않은 곳이 많아 월세는 가장 싸다.
ü 월세가 가장 낮은 달은 11월이다!
11월이 가장 싼 이유는 대부분의 학교가 4월에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신입 사원의 첫 출근도 대부분 4월이어서 학교나 회사가 결정되어 2, 3월에 방을 물색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피크인 3월까지 4~5개월의 기간이 남아있어 이사를 하는 사람이 적어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만난 부동산 업자는 9월 하순부터 가격 하락이 시작되어 11월 하순부터 방값이 오르기 시작한다고 한다. 1월달이 지나고 나면 모두들 갑자기 방을 물색하기 시작하므로, 이 시기부터 방을 알아보는 사람은 꽤 비싼 가격을 각오해야 한다.
대개의 임대 맨션은 계약 갱신 월과 관계없이 해약 신청서를 제출하고 30일 후에는 해약 가능하므로 갱신 월에 관계없이 11월 중에는 방을 찾기 시작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ü 인터넷에 의존하지 말고 발로 찾자!
최근 유행하는 Twitter등을 하다 보면 인터넷의 정보가 가장 빠를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집 알아보기」만큼은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부동산 사이트의 경우, 최신 정보의 반영이 느리고, 또 E-mail이나 문의하기에 질문해도 바로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방을 찾았다고 해도 이미 계약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또, 게재되어있지 않은 물건도 많기 때문에 컴퓨터를 얼른 끄고 실제 필드에 나가는 것이 좋다.
ü 느긋함을 버리고 몇 일안에 집중해서 찾자!
이것은 철칙이다. 아무리 찾아도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을 경우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2~3주 안에 찾아야지!」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낫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찾다 보면 이런 저런 집을 둘러보는 사이에 어떤 물건이 어떤 인상이었는지 상세히 기억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은 「3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정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 업자에게도 「이런 물건을 찾고 있습니다. 일요일까지는 결정하고 싶으니까 금요일 저녁까지 물건 정보를 E-mail이나 Fax로 보내주세요」라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입주 예정자가 언제까지 집을 결정하겠다고 정확히 이야기했으므로 최대한 원하는 조건을 들어주기 마련이다.
단, 정보를 받고 3일 동안 좋은 물건을 찾지 못했을 경우에는 타협하지 말고 기한을 조금 연장하거나 다른 부동산 업자를 찾아보는 것이 낫다.
ü 원하는 지역의 지하철 역 근처의 부동산에 가자!
이사 목적이 「직장 가까운 곳」 혹은 「학교에 가까운 곳」 등, 자주 가는 장소가 결정되어있는 경우에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시부야에 직장이 있는 경우, 아무리 교통비가 안 든다고 해도 시부야 역 근처에서 살기에는 방값이 너무나 비싸다. 따라서 보통 몇 정거장 정도 떨어진 장소에 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부야역의 경우 여러 노선의 환승역이다 보니 어느 노선의 어떤 방면에서 살아야 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우선은 시부야역 근처의 부동산에 가서 왜 방을 찾는지, 어떤 방에서 살고 싶은지,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조건 (출퇴근 시간, 마루바닥 vs. 다다미, 맨션 vs. 아파트, 주변 환경 등등)에 대해 정확히 전달하면 부동산에서 어느 정도 대상을 추려 정보를 주므로 조금은 더 쉽게 방을 구할 수 있다.
ü 부동산 체인점보다는 해당 지역 부동산에 가자!
숨겨진 좋은 물건은 역시 해당 지역 부동산이 쥐고 있다. 최근 인터넷 등을 활용해 부동산 업자들끼리 사용하는 인터넷 부동산 정보 사이트로 정보와 임대 물건을 공유해 각기 다른 부동산 업자나 인터넷 사이트에 같은 물건이 여럿 올라와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진짜 좋은 물건은 해당 지역 부동산이 자신들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또 한가지, 해당 지역 부동산의 좋은 점은 「물건의 좋은 점 말고도 나쁜 점도 말해준다」라는 것이다. 타 지역 부동산의 경우, 같은 데이터만으로 추측해서 말하는 경우도 많지만 해당 지역 부동산에서는 「여긴 소음이 좀 심합니다」같은 것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곳에 살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감출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역시 자신이 살게 될 방은 발로 찾는 것이 중요하다.
ü 조건을 확실히 정하자!
아마도 부동산 업자에게 있어서 제일 곤란한 경우는 「좋은 방을 찾는데요~」하는 손님일 것이다. 「좋은 방」은 사람마다 각자 다 틀리다.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조건, 가능한 양보하고 싶지 않은 조건, 신경 쓰지 않는 조건 등을 미리 정하고 자신의 예산과 함께 메모해 보자.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또, 부동산 업자에게 정확히 전달도 되고 좋은 방법이다. 애매하게 조건을 제시하면 애매한 물건만 소개받게 될 확률이 높다.
ü 실제 방 안을 보러 가자!
대부분의 경우, 부동산에서 물건의 내부 구조와 정보를 프린트해 주는데 실제로는 종이에 적혀있지 않은 부분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맘에 드는 물건이라 해도 실제로는 바로 옆에 신칸센 선로가 붙어 있어 지나갈 때마다 집이 흔들린다거나 시끄러워 견딜 수 없다든지, 창문 바로 앞에 큰 건물이 있어 해가 들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위클리맨션이 아닌 경우엔 집 주인에게 열쇠를 받아서 실내를 구경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부동산 업자와 미리 약속을 잡아 2~3개 이상의 물건을 한번에 돌아보자. 미안해 할 것 없다. 망설이지 말고 요청하자. 부동산 업자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자 의무이니까.
만약 실내를 볼 수 없는 물건이라면 아무리 싸다고 해도 바로 포기하자. 절대로 뭔가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곳이니까.
ü 집 보러 갈 때 챙겨가자!
Ø 5m 이상 되는 줄자: 짐(특히 이미 소유한 가구나 냉장고 등)이 있을 때는 필수다
Ø 메모용지와 펜: 꼼꼼해서 나쁠 것 없다. 잊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
Ø 실내 구조도: 부동산 업자가 준 정보와 물건이 틀릴 수도 있다.
Ø iPhone 또는 나침반: 창문이나 베란다가 어느 방향인지 체크할 수 있다.
ü 여기는 꼼꼼히 확인해 보자!
Ø 사방의 벽을 두들겨 본다: 소리가 가볍다면 방음이 안될 가능성이 있다.
Ø 창 밖: 앞에 큰 건물이 햇빛을 다 가릴 수도 있고 옆 건물이 가까우면 도난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있다.
Ø 창 틀: 곰팡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일본은 습도가 높아 특히 겨울에 곰팡이가 잘 슨다.
Ø 수납: 유학생의 경우, 가구를 사기엔 곤란하기에 수납이 많은 편이 좋다.
Ø 부엌: 깨끗한지, 냄새는 안 올라오는지, 수압은 괜찮은지 확인한다.
Ø 바닥: 꺼진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부동산업자와 미리 확인해 둔다.
Ø 벽: 구멍이나 못을 박은 자국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미리 확인해 둔다.
Ø 방향: 남향집을 적극 추천한다. 북향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북향에서 겨울을 나고 나서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ü 계약 가신청을 해 보자!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았다면 다른 사람에게 뺏기지 않도록 가신청을 하자. 가신청과 계약은 다른 것이어서 꼭 계약까지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본 다른 물건이 더 좋으면 신청 해지도 가능하므로 일단 신청하고 보자. 물론, 가신청을 받아주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일단 좋은 물건은 찜하고 보자.
ü 입주자 심사에 도전해 보자!
임대 물건의 계약에 앞서, 일본에선 반드시 집주인이 심사라는 것을 하게 된다. 사회인이고 정사원일 경우에는 별 문제없지만, 학생이거나 특히 유학생, 외국인인 경우에는 싫다고 거절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인이며 사회인, 그리고 주식회사의 정사원 또는 신용이 있는 보증인」을 내세우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를 대비하여 다니고 있는 학교나 터놓고 믿을 수 있는 일본 친구와 우정을 돈독히 하는 것이 좋다.
또, 한편으로는 오랜 불황으로 「외국인 입주 환영」을 내 걸은 물건도 최근에는 꽤 많이 늘었다.
ü 초기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계산해 보자!
일본의 통상적인 임대 계약 초기 비용은,
Ø 보증금(시키킹): 월세의 1~2개월 분
Ø 사례금(레이킹): 월세의 1~2개월 분
Ø 중개수수료: 월세의 0.5~1개월 분
Ø 열쇠 교환비용: 1~3만엔 정도
Ø 청소 비용: 2~4만엔 정도
Ø 지진/화재보험료: 각각 2만엔 정도
등이 있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첫 달의 월세 외에 3~4개월 분의 월세에 해당하는 비용이 초기비용으로서 필요하다.
ü 초기비용을 억제해 보자!
초기비용은 꽤 비싸지만, 부동산 업자와 교섭을 해서 깎는 방법도 있다. 특히, 11월이라면 가능성이 더 크다. 또 부동산 업자와 물건에 따라서는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거나, 사례금을 받지 않는 경우가 최근 크게 늘었다. 얼마나 발품을 팔고 교섭을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서 초기비용을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일단 기초적인 것들은 다 정리가 된 것 같다. 혹시 더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추가로 적도록 하겠다. 오늘도 집을 찾아 헤메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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