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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2 대학입시 과외선생으로 복귀! (4)



대학입시 과외선생으로 복귀!?


학원에서 강사를 하다가 결혼 후, 일본어 과외 선생을 하고 있는 한국의 동생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이 일본의 대학으로 유학을 오려고 하는데 과외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자랑 같지만(죄송!),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엔 꽤 잘 나가는 일본 대학입시 과외 선생이었다. 특히 일본의 대학은 작문 시험면접이라는 것이 당락에 꽤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 두 가지에 대한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대입시험 본고사에 해당하는 작문 시험’ (소논문이라고 한다)과 면접 준비를 해주는 전문 과외 선생이 많지 않았기에 찾는 이들이 많았었고 똑똑한 학생들 덕에 경이로운 합격률(?!)을 자랑했었기에 SNS도 없던 시절인데도 널리 알려져 찾는 이들이 많아 덕분에 아주 풍요로운 유학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일본의 대학 입시에서 작문 시험은 각 지원 학과에서 주제를 내고 주제에 대해서 1시간 또는2시간 동안 나누어준 원고지에 1,000자 혹은 3,000자의 논문을 작성해야 하는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을 수도 있지만 일본어는 띄어 쓰기가 없는데다가 한문이 작문 내용의 70% 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에게는 지옥의 관문과도 같은 시험이 아닐 수 없다. 문법+어휘+한자+작문 모든 면에서의 일본어 실력을 테스트하고, 사고 능력과 표현 능력까지 단 시간에 집중해서 발휘해야 하는 만큼 많은 연습을 해두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일본어 실력을 갖고 있더라도 고배를 마실 수 밖에 없다.

‘면접시험또한 이른바 좋은 학교일수록 어려운데, 일반적인 대학의 경우, 정장을 입고 면접 시험을 보며 여러 면접관 (일반적으로 해당 학과 교수) 에게 구두 질문을 받는다. 일본에 유학을 온 학생의 경우, 당연하겠지만 일본어 회화가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면접에 대한 연습을 충분히 해 놓지 않는다면 이 또한 어려운 관문이 될 수 밖에 없다. 면접을 잘 모기 위해 회화실력을 갑자기 늘릴 수는 없지만 나름 면접용 스킬 이라는 것도 존재하기 때문에 알맞은 연습을 충분히 한다면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치렀던 입시를 회상해 보면 우리 과에서 외국인 학생 5명을 뽑는데 서류 심사 후 소논문 시험 때 50여 명 à 면접 시험 때 20여 명이 시험을 봤고 5명이 합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는 오랜 시간이 흘러 사업을 하고 있는 입장이고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기에 일단은 거절했지만 동생은 아까운 학생이니 원하는 대학에 붙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간곡히 부탁해 왔다. 집이 가난해서 어디 부탁할 만한 곳도 없고, 일본에도 아는 사람 하나 없다며 어린 학생이 자기 힘으로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그리고 끝까지 외면하면 날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른도 한참 넘은 귀여운 동생의 간만의 협박과 회유에 마지못해 일주일에 한 번씩만 공부를 봐주기로 했다. 소중한 일요일의 휴식 3시간 정도를 매주 반납해야 하게 된 것이다. 한 숨을 쉬면서 생각하다 보니 예전 과외 선생을 할 때의 보람과 희열, 추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내가 경험한 것을 가르치고, 학생과 새로운 친분이 쌓이고, 학생이 가르침에 잘 따라오고, 그에 상응해서 더 신나서 가르치고 결국엔 학생이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여 같이 기뻐하고. 확실히 공부와 과외비, 대학 입시 그 이상의 것이 나와 학생 사이에 있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즐거움의 하나가 되살아났다.

물론 즐거움과 정비례하는 괴로움도 생각이 났다. 원하는 학교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낙방하는 학생도 있었고, 과외비가 없어 내게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관두는 학생도 있었으며 좋은 학교에 합격했지만 입학금과 등록금이 없어 괴로워하고 심지어는 내 발목에 매달려 등록금을 빌려달라는 학생까지 있었다.

괴로웠던 기억을 떠올리니 동생의 가난한 학생이니 도와줘라라는 말이 왠지 모르게 무섭게 느껴졌지만 이미 약속한 일, 어쩔 수 없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도와주는 수 밖에.

그런데 그 전에, 어디 놓아두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책을 먼저 찾든지 해서 공부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망신이라도 떨면 큰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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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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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5 21:4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0.09.07 14:0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ppayaji.tistory.com 빠야지™ 2010.09.07 17: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중에 절 왜 뽑았냐고 교수님한테 물어봤었습니다.
      대답은 '실력이 고만고만 했는데 네가 제일 어려서' 였답니다.
      ㅎㅎ 농담인지 진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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