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이 어려운 이유 #해결편2
Business 2010. 9. 24. 16:31 |일본 수출이 어려운 이유 #해결편2
누구나 바라 마지않는 수출. 그 중에서도 일본 수출은 한국 기업이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첫 관문이다. 이러한 우리 상황에서 [일본 수출]은 큰 매력이 있다. 우리 나라보다 큰 내수 시장이 존재하고 우리보다 화폐가치가 크다는 것 만으로도 그것은 충분히 설명이 된다. 하지만 매력적인 목표는 항상 그 만큼의 어려움이 따르는 법이다.
지금까지 B2B 컨설팅 일을 하면서 다양하게 경험한 일본 수출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 몇 번에 나누어 적어 보았다. 이제는 그 어려운 이유들을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쓸 차례다. 이 글은 시리즈의 마지막, 여섯 번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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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가진 최적의 수출 테스트 베드, 일본
3. 최소한의 준비와 투자
지난 글, “일본 수출이 어려운 이유 #2의 4. 수출 업체 규모(자금)의 문제”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일본(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준비와 투자가 필요하다.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그런 물건이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설사 안다고 해도 아무런 투자 없이 일이 저절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소기업들은 자금 면에서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노력과 준비, 투자가 없이는 아무것도 없을 수 없는 것 또한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 외국어 가능 직원 채용 또는 일본 현지의 전문 업체 고용
√ 샘플 제작, 신규 포장, 수출 검사 비용 등 자본금 준비
√ 장기적인 계획
과 같은 최소한의 준비와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4. 일본 수출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들
위에서 말한 최소한의 준비와 투자가 되었다면 일본 수출을 위한 방법 중 두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사람에 따라 여러 방법,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만 가장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방법을 적겠다.
① 일본 현지 법인 설립
일본의 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다. 일본 내에 현지 법인이 설립되어있을 경우, 수출입 업무를 자신들이 직접 하거나 위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리고 자신들의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돈 떼일 염려가 없다는 점, 그리고 생산자의 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본 쪽에서 은근히 권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법인 설립 비용과 운영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쉽게 시도할 수 없는 방법 이기도 하다. 한두 개 업체나 적은 거래 량으로는 시도가 거의 불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반드시 취해야 할 방법이기도 하다.
② 일본 현지 대리업체 선정(계약)
수출업무나 업무 협조 등이 가능할 정도로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을 고용한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영어 사용자보다는 구하기 쉬운 것이 일본어 사용자인데, 문제는 무역 관련 업무가 되다 보니 영어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영어의 경우, 일본의 수입자 쪽이 오히려 정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저런 점을 모두 고려할 때, 수출업무 추진 초기에 아예 수출 관련 업무를 대신 해줄 수 있는 일본 현지 대리업체와 계약을 맺고 진행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인건비와 시간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일본 현지의 풍습에 익숙하고, 능숙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무역 업무를 주 업무로 하고 있으니 푼돈 아끼려다 세월 보내고 고용한 직원이 떠듬떠듬 말하는 건 같은데 확신이 서지 않아 불안해 하는 것 보다는 낫다. 수출 업무 추진 기간을 줄여주며, 트러블이 생겼을 때는 책임지고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③ 결제 방식에 대한 사고 전환
국제 거래에서 돈만 받고 물건이 안 올 수도 있고 물건만 보내고 돈을 못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방식이라면 L/C(은행 신용장)가 있겠지만 소량 거래에서는 개설 및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고 수속 또한 장애물이다. 따라서 수출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T/T(현금 선불 결제)를 협상에서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사는 수입자 입장에서는 불안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이다. 줄다리기를 하다가 살짝 양보하는 척 ‘상품 선적 확인 후 T/T’로 이끌어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수입자를 한번 신뢰해 보는 것이 낫다. 초기에는 아직 주문량이 적어 큰 손해까지 이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수출자 쪽에서 신뢰를 보여 준다면 수입자의 신용을 얻게 되어 장기적인 거래에서는 더 큰 이익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꽤 많다. 아예 ‘일본 도착 후 결제’ 방식으로 큰 선심을 쓰고 성공하신 수출자를 본 적도 있는데 리스크가 너무 커서 거기까지는 권하고 싶지 않다. ‘일본 도착 후 결제’ 방식은 일본 내의 ‘법인 회사’와 현지 업무 대리 계약을 맺었을 경우에만 추천하고 싶다.
④ 그 외의 주의점들
첫째, 만약 현지 대리업체를 선정한다면 유의할 점이 있다. 개인 또는 속칭 ‘브로커’와 비즈니스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무조건 일본의 법인 주식회사를 선택해야만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개인 또는 브로커의 경우, 말 그대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또 1~2달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는 경우는 특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우연히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 기간에 맨땅에 헤딩해서 성공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둘째, 일본의 법인 주식회사를 선정하는 데에도 기준이 필요하다. 일본의 법인 주식회사를 택할 것, 그 회사에 한국인 또는 한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있을 것, 계약서를 잘 쓸 것. 법인 주식회사라야 최소한의 피해 보상 가능성이 있다. 또, 일본인으로만 구성된 회사라면 또다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해결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계약서의 내용을 제대로 확인해야 하고 고용주인 의뢰인이 ‘갑’ 임을 확실히 주장하고 내세워야 한다.
셋째, 최소 6개월의 시간을 잡을 것. 일본의 비즈니스 스타일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밥은 뜸이 들 때까지 무조건 기다린다’ 이다. 샘플 몇 개 오고 가고 가격 흥정하는 것 만으로도 3개월 정도는 기본이다. 거기에 바이어 입맛에 맞추어 포장도 변경하고 어쩌고 하다 보면 6개월 정도는 기본이다. 그나마도 테스트 물량 정도다. 마음이 급할 수도 있지만 참을성과 끈기, 성실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넷째, 무슨 일이 있어도 제품 품질이 변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는 실랑이를 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수입해 온 제품 품질이 변했다면 두 번 다시 거래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에서는 상식이다. 때로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혹은 원/달러, 원/엔 환율 변동으로 인해 제품의 품질을 낮추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는 어렵게 뚫어 놓은 수출 길을 제 손으로 사장시켜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그냥 가격이 안 맞으니 가격을 인상해달라고 하던가 아니면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면 된다. 환경이 원래대로 돌아가면 바이어는 다시 돌아온다. 가격에 맞춘다고 엉뚱한 짓을 하면 영영 바이어는 돌아오지 않는다.
별것도 아닌 주제로 한달 가까이 6편으로 나누어 글을 썼습니다. 중간 중간에 지겹고 지쳐서 다른 내용을 쓰고도 싶었습니다만, 제 졸필에 대해 격려해 주신 분들 덕분에 끝까지 쓸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지겨운 내용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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