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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imbc.com 선덕여왕 배경화면/포스터 다운로드>

 

최근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이야기가 간간히 눈에 띄어 오랜만에 드라마를 볼까, 그리고 외국이다 보니 저작권 문제로 인해 VOD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아 내려 받아 봐야 하는가 고민 중이었다. 그러다 어제 간 한국 음식점에서 틀어주는 선덕여왕의 일부분을 밥 먹으러 갔다가 보게 되었는데 단 3~4초간 내 눈에 들어온 장면이 보지 말자라는 결정을 내리게 했다. 알지 못하는 배역의, 알지 못하는 젊은 남자 배우의 몇 마디 대사가 내 귀를 심하게 자극했기 때문이다.

 

완존(?) 멋있어요! 완존(?) 멋있어요!”

 
 
짱이에요, 짱이에요!” 라고 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일 정도였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젊은 세대만이 쓰는 말과 억양.
사극의 재미를 위해서, 시청률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던 것일까.
나의 이기적인, 개인적인 생각은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묘사하는 사극 만큼은 진지해야 한다' 이다.

 

통탄할 만 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역사에 관한 지식을 주로 드라마를 통해서 얻는다. 특히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일수록 그런 현상은 매우 심하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중파 TV에서 방송되는,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묘사하는 사극이라면 철저한 고증과 검토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 역사자체를 전달하고 교육하고 있다는 사명감 또한 중요히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키고, 재미를 위해 역사서와는 다른 성격으로 등장 시킨다면, 책으로 역사를 익히는 사람들과 드라마를 통해 역사를 익히는 사람들은 같은 나라 사람이라 해도, 다른 역사를 인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름 역사를 좋아해 책으로 이미 많이 접했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도, 최근의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TV를 통해 나오는 것들이 충돌을 일으킬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좋은 예가 있다. 내가 현재 일본에 있으니 일본의 예를 들어보겠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본의 닌자 忍者는 과연 어떤 모습인가. 등에 사선으로 칼을 차고, 수리검과 표창을 하나 가득 항상 휴대하고 다니고, 터뜨리면 연기가 자욱해 지는 화약도 필수품. 싸움에는 엄청 강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적국의 요인을 암살하는, 그런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런 닌자의 모습은 영화와 드라마에 의해 창작된 모습이다. 진짜 닌자간첩이며, 어지간해서는 무기를 휴대조차 않았다. 현대와 비교해 조명이 어두운 옛날, 음지에 숨어서 적의 비밀을 관찰해 보고하는 단순한 정보수집 전문의 간첩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미디어의 흥미위주 묘사에 의해 언젠가부터 용사 or 스페셜 에이전트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본인들 조차 닌자’=’용사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이는 굳어져 버렸다.

 

세상에 100% 정확한 사극은 없을 것이다. 그 누구도, 사서 속에 나와 있는 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 이긴 자 만이 기록되었던 오래 지난 과거 속의 역사서이기 때문에 과장도 심하고 억지도 들어있을 테고, 신화인지 전설인지 모를 내용도 들어있을 것이다. 그런 역사서를 바탕으로 구성되는 것이기에 사극 또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정사로 여겨지는 것에 어느 정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극이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시대물이기는 하지만 허구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창작물이라면 무슨 묘사를 하든 그게 큰 문제가 될 리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역사책을 다시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좋은 예가 몇 년 전에 방송되었던 다모라고 생각한다. ‘일지매의 경우는 지나친 왜색 복식과 액션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나는 편협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 나이보다 더 늙은 감성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자신보다 더욱 더 구닥다리 스타일 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뻥도 자꾸 듣다 보면 사실처럼 들린다.

그것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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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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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완전 2009.08.22 17: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완전'이 문제인건가요?
    저도 서울서 태어나고 서울서 살다 4년전부터 일본서 살고 있는데, 일본에서 오히려 지방 사람들을 많이 만나 들었는데요. 완전이란 표현을 예전부터 제주도에서는 썼다고 하던데요.
    제주도 사람이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국어 선생님이 육지 사람들은 (제주도 가 아닌..) 완전 좋아란 말을 안쓴다고 했었는데, 요새 서울 애들도 쓰더라.. 라고..
    선덕여왕을 안 볼 이유라면 완전 말고 다른 이유가 많을 것 같은데요..

    • Favicon of http://ppayaji.tistory.com 빠야지™ 2009.08.23 14: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완전'이라는 단어가 거슬렸던 것이 아닙니다.
      '완전 XXX' 는 현재 한국에서 젊은 사람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표현법 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느낌들 이지만
      1. [지나치게 현대적인 스타일의 표현]이 여러곳에서 묻어난다는 점,
      2. 역사서에는 없는 완전히 창작된 인문들이 등장한다는 점,
      3. 창작된 인물이 지나치게 비중이 크다는 점,
      4. 우리가 배워야 하고 알아야 하는 [역사]가 왜곡된 형태로 전달되기 쉽다는 점
      등등의 이유 입니다. 절대 재미가 없어서 보기 싫다는 것도 아니랍니다.

  2. 훌쩍 커버린 2009.09.18 12: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 사극이 사극인가요? 이름만 갖다 붙힌 환타지이죠. 그넘의 시청률이 진실을 이렇게도 왜곡하는군요. 저는 태왕사신기 잼나게 빌려서 보다가 담덕이 관미성을 치러가는 장면에서 너무 어의가 없어서 보는 것을 중단했습니다. 세상에 중국땅에 있는 관미성이라니... 멀쩡한 소수림왕을 칼부림으로 죽게 한 것까지는 어떻게 참겠던데 저건 도대체 못참겠더이다.
    태왕사신기를 보는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은 얼마나 우리를 비웃었을까요...

  3. 훌쩍 커버린 2009.09.18 12: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1970년대 80년대 만들어진 대원군이라던가, 임진왜란, 조선왕조500년 같은 경우가 그나마 고증이 잘된 잘 만들어진 사극이더군요.

    보통 세월이 지나면 발전을 하기 마련인데 복식이나, 갑옷이외에는 오히려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의 사극입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 Favicon of http://ppayaji.tistory.com 빠야지™ 2009.09.18 16: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거짓말을 아무렇게나 해대는 인간들이 득세를 해서 그럴까요?

    • 참.. 2010.10.19 14: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복식 갑옷이야말로 오히려 퇴보죠..
      아주 핑크색 연두색 총천연색 한복에 온갖 현대적인 무늬에 세트, 소품들은 시대에 맞지않게 요란스럽고..
      갑옷또한 완전히 판타지이고..
      옛날사극처럼 엄숙하고 사실적일수는 없는것일까

    • Favicon of http://ppayaji.tistory.com 빠야지™ 2010.10.25 11: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지요. "사극"보다 "판타지"라는 말이 더 정확하겠네요.
      비쥬얼에 열중하다보니 '고증' 따윈 일부러 더 무시하는 사극만 범람하고 있네요. 요새는 헤어 스타일도 제 맘대로 하는 사극도 생기는 추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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