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핑계는 그만. 선진국 좀 되어보자.

본업인 무역 컨설팅을 하다 보면, “환율 때문에 가격이 안 맞아서..”, “환율 변동폭이 너무 커서 계약을 취소해야..” 등등, 환율 탓을 하는 클라이언트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현재의 환율 상황은 우리나라에게 굉장히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미 우리나라도 전 정권 시절에 선진국 문턱에 갔다가,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치력에 의한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어 개발도상국가나 다름없는 상태로 돌아와있다. 사실, 강력한 권력을 바탕으로 편하게 돈 벌고 마음대로 살고 싶은 권력층(이른바 사회지도층)’에게 선진국이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되어야 할, 그리고 꼭 될 선진국에서는 지금과 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림1> 출처: http://goo.gl/7SLxO

불행인지 다행인지, 미국의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가 정의한 개발도상국 리스트 (http://goo.gl/6OZZb Developing Countries List) 145개국 안에 더 이상 우리나라의 이름은 들어있지 않다. 세계적인 경제지 Forbes의 인터넷 판 관련 기사 (2011121일자, http://goo.gl/7SLxO)를 보아도 위의 <그림1>처럼 우리나라는 Advanced Economies였던 것이다!! 어쨌든 경제적인 외형으로는,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우리 자신들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느끼지 못할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그 원인이나 누구의 잘못인지는 다른 글이나 다른 블로그에서 따져 보기로 하고, 덩치만 어른이 된 청소년 같은 우리의 산업 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다.

개발도상국가와 선진국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비교해 보면, 개발도상국 시기에는 어느 나라나 「저렴한 인건비」 「저렴한 환율」 「저렴한 사회비용」을 무기로 수출 산업을 성장시킨다. 60년대 이래 우리나라가 그렇게 해왔고, 지금의 중국도 그렇고, 현재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있는 일본 또한 과거에 그랬었다.

하지만, 선진국이 되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서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게 된다.

 <그림2>

선진국이 되면, 인건비도, 사회적 비용과 인프라 부담비용도, 그리고 화폐가치(환율)도 높아진다. 이러한 핸디캡을 안고서도, 그래도 다른 나라, 전 세계가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산업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명과 건강에 관계된 획기적인 약등과 같은 것이 그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선진국이 되면 개발도상국 때와는 다른 레벨의, 완전히 질 높은 교육 기회를 많은 사람들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입시위주, 취업위주의 학원 같은 학교를 quality’로 평가할 수 있을까?

어느 나라나, 개발도상국 또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데는 최소 20년 정도는 걸린다. 20년 동안 인건비도 환율도 싸기 때문에 잘 팔리는산업을 비싸도 잘 팔리는산업으로 Shift-Up 해야 한다. 이것이 선진국이 되려고 하는 모든 나라가 바라고 있는 산업 구조의 전환이다.

이 전환은 어느 나라에게 있어서나 커다란 부담을 동반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렴한 인건비와 저렴한 환율을 이용할 수 있었던 시대에 축적한 자금을, 번쩍번쩍한 청사나 관공서를 만드는데 사용할 것이 아니라 산업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지금의 독일처럼, “어쩌다 저렴한 환율로 장사할 수 있는 선진국같은 상태도, 일시적으로는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커다란 흐름을 봤을 때는 환율이 높아도 전 세계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선진국 산업의 모습인 것이다. 언제까지고 환율만 싸면 수출도 잘 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데…”같은 소리를 해 봐야 소용없는 것이다.

개발도상국만 50, 선진국문턱에서 10. 하루 빨리 껍질을 깨고 나아가 보자.

 

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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