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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29 여성들이여, 군대가자 18




여성들이여, 군대 가자

 

욕을 한 바가지 퍼부어주기 위해서 찾아주신 여성분들, 그리고 환호성을 울리고 싶어 찾아주신 남성분들, 일단 1분만 참으시고 읽어봐 주시기를 먼저 부탁 드립니다.

짧게 본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여성분들, 1, 혹은 3년 그것도 짧으면 5년에 단 하루 이틀만 잠시 입대해서 총 쏘는 법, 총 손질하는 법만 배우는 것은 어떨까요? 만약 그것도 싫으시다면 제 얘길 조금만 읽어봐 주시고 생각 한번 해봐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군대에서 사격은 제일 즐거운 일과 중에 하나입니다. 군 생활 중 제일 힘든 행군이나 유격을 시키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가뜩이나 강한 한국 여성, 더 강해지시지 않더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구요.

여성분들을 5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군대에 보내고 싶어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전 글, 연평도포격도발에서얻었나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현대의 전쟁에서 「군인:민간인 피해비율」은 1:19입니다. 군인이 1명 죽을 때 민간인은 19명이 죽어나간다는 말입니다. 그럼 민간인 19명은 누구일까요? 여성과 남성 노약자 입니다. 젊거나 튼튼한 남성들은 대부분 군대에 가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피해자의 대부분인 여성들이 전쟁터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가, 라는 것입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다음의 예를 한번 읽어보시지요.

전쟁으로 남편은 자원입대하고, 친정엄마와 나, 그리고 딸 셋이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국군의 일시적인 후퇴로 집이 북한군의 점령지역이 되었습니다. 갑자기 북한군 병사가 들이닥치더니 겁탈하려 듭니다. 다행히 전사한 병사에게서 주어다 놓은 총이 한 자루 있습니다. 그 놈이 방심한 틈에 얼른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는데 무슨 이유인지 총이 발사되지 않았고 결국 차례로그리고 나서 친정엄마, , 우리 딸 모두 살해당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위의 예와 같은 일이 벌어지길 원하지 않을 뿐입니다. 하지만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전쟁이 난다면 위와 같은 상황은 누군가에게 반드시 벌어질 일입니다. 만약, 위의 이야기에서 가 탄창에 총알이 들어있는지 확인할 줄 안다면, 그리고 안전장치를 풀 줄 알았다면 이야기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영화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처럼, 주어진 위기 상황에 바로 완벽 적응하실 수 있는 분 계십니까?


우리나라 여성분들에게 특공무술을 억지로 가르칠 수도 없겠지만 배운다고 해도, 체력 좋고 힘 좋고 악에 가득 찬 병사를 제압하고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굴러다니는 총 한 자루를 다룰 수 있다면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확률은 높이 올라가겠지요. 우리나라 여성분들, 그리고 노약자를 모두 지켜주고 싶지만 전쟁이라는 것은 그걸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힘든 군사훈련이 아니라, 5년에 단 하루만, 오전에는 총 쏘는 방법 배우고 오후에는 총 몇 발 쏴보고 오는 총기 교육은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게다가 유사시에 우리 엄마, 우리 아내, 우리 여친, 우리 여동생, 우리 딸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꼭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동떨어지게 여성분들을 몇 년씩 입대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이 이미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고, 새로 시작한다고 해도 몇 년생부터 적용시키느니, 기간을 얼마로 하느니 떠들다가 끝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어도 할 방법도 없습니다. 그리고 가장 본인들이 너무도 가기 싫어할 것도 압니다. 하지만 한 번쯤 생각을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글을 쓰는 저도, 그리고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절대로 국회의원은 아니실 겁니다. 그 인간들, 바쁘고 고상한 척하느라 인터넷 근처에는 얼씬도 안 하지요. 그래도 만약 아시는 분들 중에 국회의원이나 국방부 높으신 분이 계시다면, 그리고 제가 쓴 이 글이 합당하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우리나라 여성분들의 안전을 위해서, 만의 하나를 위해서 얘기 좀 해주십시오. 원래는 여성부가 추진해야 했을 「전쟁으로부터 여성을 지킬 수 있는 작은 방법」 하나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다 읽으셨으니 욕을 해주셔도, 환호를 해주셔도 다 받겠습니다. 끝으로 한 가지 더,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았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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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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