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긴 잠에서 깨어날까?

1990년 초반, 태어나서 처음으로 와 봤던 도쿄는 눈이 번쩍 떠질 만큼 놀라운 곳이었다. 서울보다 수십 배는 더 높은 건물들이 집중해 있었고 현대와 기아, 대우의 몇 종류도 되지 않는 자동차 외에는 가뭄에 콩 나듯 외제차를 볼 수 있었던 서울과 달리, 잡지에서나 볼 수 있던 페라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으며 지금으로 치면 iPad 만큼이나 비싸고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워크맨을 전세계 전자제품의 메카, 아키하바라에서는 강가의 돌멩이 마냥 만지작거리며 구경하고 살 수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면 또한 그랬다. 도쿄에는 세계 최대의 주식시장이 있었고 일본의 은행과 상사, 부동산개발업자는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Financial Times의 John Authers는 최근 아래와 같이 기고했다. 
   <이하 원문: http://jbpress.ismedia.jp/articles/-/36978>


세계 경제의 왕좌를 한 걸음 앞에서 좌절한 일본은, 몇 년 지나지 않아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추락했고 대부분의 투자가들에게 더 이상 그 존재의 여부조차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일본이라는 이름은 디플레이션이 자리잡고 금융 정책 효과가 전무하며 은행이 식물인간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할 때만 언급될 뿐이었다. 실제로도 서구국가들의 중앙은행들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한 때 미국을 위협하고 전 세계를 돈 앞에 무릎 꿇게 만들었던 일본은 빙하기를 맞이한 공룡처럼 서서히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여년 만에, 일본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 같은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했다.

-       투자가에게 버려졌던 일본 시장

주기적으로 반등 국면이 찾아오긴 했지만 버블시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품처럼 금방 사그라졌다. 닛케이 평균 주가는 바닥 수준에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상승해 있었지만 버블시기의 최고치를 절반 정도의 수준이었다. 과거 50년간의 평균치에 못 미치고 도쿄의 금융서비스 업계의 종사자 수는 20년 전의 반 이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2개월 간 갑자기 일본의 주식은 일제히 매수로 돌아섰다. 닛케이 평균은 15%나 상승하고 엔저 현상이 시작되었다. 오랫동안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투자자, 평론가들이 일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자금이 흘러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계기가 있었다. 최근의 총선거 후, 정권과 수상이 자민당, 그리고 아베로 바뀐 것이다. 아베총리는 일본 경제의 재생을 위해서 공공투자 등 케인즈형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사용하여 향상시키겠다고 공약을 내걸고 일본은행에게도 대담한 금융정책을 새롭게 짜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금리는 이미 10년 이상 바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정책은 보기보단 완화되어 있지는 않았다. 디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명목상 금리가 0%라도 실질금리는 아직 그 이상인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의 중앙은행은 최근 명목금리를 인플레이션보다도 꽤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고 있다. 혹시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것(긍정하지 않았으나 부정도 하지 않으며 공공연히 들리는 말이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또 실제로 달성할 수 있다면 그 영향은 꽤 클 것이다.

낙관론이 나오는 이유는 또 있다. 외국인 투자가는 오랫동안 부정적인 시선으로 일본을 대해 왔기 때문에, 일본에의 투자액수는 꽤 적다. 골드만삭스에 의하면, 투자자금 전체의 약 15.6%만 일본에 투자하고 있으며 주가지수 표준치(19.6%)를 밑돈다. 대략 600억 달러의 자금을 새로 유입시킬 필요가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 일본 국내에는 투자대기상태의 자금이란 것이 어마어마하게 존재한다. 미국계 투자회사에 의하면, 일본의 연금기금은 운용 자산의 12% 만이 주식에 투자되어 있다. 게다가 가계 자산의 55%는 현금으로 보유되어있는 상태다.

게다가 일본의 주식은 평가절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감가상각 전 단계의 주가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일본의 주식은 미국 주식보다도 42%나 저 평가되어 있다고 한다.

 

-       일본 주식을 둘러싼 정치 리스크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 일본의 주식이 리스크가 적다는 것은 일반적인 평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스크가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정치때문이다.

첫째, 현재의 아베수상의 공약의 실행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한다. 일본은 과거 10여년간 진행된 디플레이션이 완전할 정도로 정착해 있어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물가지수(식료품과 에너지자원을 제외한 종합지수) 1997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일본이 장기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그리고 물가 하락에 대응하는) 구조 개혁이다. 아베수상이 과연 그것을 이룰 수 있을지 어떨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둘째로, 외국의 정치가가 엔저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정책 추진을 저지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독일의 메르켈총리가 최근 몇 주 동안의 엔 급락에 대해서 통화전쟁을 언급하며 일본 정부의 개입을 비난했다. 혹시 엔이 앞으로도 계속 하락한다면, 세계각국의 통화들이 가치를 끌어내리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어 결과적으로 엔이 급등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혹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일본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져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엔 가치를 원래대로 돌려 놓을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위와 같은 상태라면 일본과 엔의 상황은 심각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경제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그 결과에 따라 좌지우지되기 쉽기 때문에, 엔 가치와 주식시장은 한국의 원 가치와 주식시장의 관계와 똑같을 정도로 거의 정비례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1 16일에 엔고를 보이자 닛케이 평균이 2.5%나 하락했다. 엔 환율 장세가 반발할 경우 주식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출처: DAUM 금융 http://goo.gl/tNvyW>

-       엔저는 지속될 것인가?

달러 가치는 이미 몇 년 동안이나 인위적으로 그 가치가 억눌러져 있기 때문에, 달러를 상대로 엔이 약세가 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현재의 주가 상승이 지속될 거라고 기대할 수 있는 최대의 이유다. 하지만 여러 통화와의 외환환율을 각각의 무역거래량으로 가중 평균해서 계산하는 실효 환율로 보면, 이미 엔은 과거 20년간 가장 저렴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일본의 주식시장에서 주의해야 할 이유는 한가지 더 있다. 정치나 정부 정책에 의한 주가 상승지지 효과는 이미 실현되어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예상치를 넘는 급격한 상승을 보였던 만큼, 투자가는 여기서 한숨 돌리면서 아베수상의 공약이 정말로 실행될지 점쳐볼지 모른다.

<이상 원문: http://jbpress.ismedia.jp/articles/-/36978>


일단 무차별적인 하락 장세가 이렇게 길게 지속된 만큼, 일본의 주식은 안전성이 높다. 일본의 주식시장의 하락 여지는 세계 어느 주식시장과 비교해도 작다는 뜻이다.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통화가치와 주식시장의 비례관계로 볼 때, 엔화 가치의 상승 여지 또한 다른 통화와 비교해 봤을 때 작을 수 밖에는 없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엔화의 가치는 일본과 한국의 무역 기조에도 큰 영향을 준다. 단순한 사칙연산과도 같이, 엔이 비싸지면 일본은 수출이 어려워지고 대신 한국의 수출이 늘어난다.

<출처: DAUM 금융 http://goo.gl/tNvyW> 

-       뜰 것인가, 가라앉을 것인가? 대한민국!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우리는 엔저원고 시대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2월에 출범할 우리의 새 정부(라고 하기엔 구 여당의 구 정치인들이지만)가 어떤 대책을 들고 새로운 엔저 원고 시대를 헤쳐나갈 것인지, 무역을 하는 사람으로서 큰 궁금증과 우려 섞인 기대를 갖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자극적인 내용으로 먹고 사는 저질 언론인들에 의해서 심심찮게 일본의 거대기업을 상대로 승승장구하는 한국의 대기업 뉴스를 많이 접해서 인지, 역사적인 이유로 감정만을 앞세워서 인지, 교육 탓인지 일본을 우습게만 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던가, 3대를 간다던가. 세계 경제의 정상을 밟아 본 일본 경제의 저력은 우습게 볼 만한 것이 결코 아니다. 내수시장의 인구 또한 우리의 3배나 된다. 우리가 교육받은 왜소한 왜놈은 피지컬한 면에서는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 국력을 놓고 봤을 때 일본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보다 몇 배 더 큰 거인이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원저엔고 현상과 일본에 몰아친 한류 열풍 덕에 유례없이 많은 일본 수출 전문 기업이라는 것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환율에 의한 수출 증대 덕에 최근 몇 년 동안 큰 폭으로 대일 무역 수지 적자도 감소해 왔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급속한 원고엔저 상황에서도 이런 대일 무역수지적자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가능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으며 오히려 일본 수출에 의존해 온 일본 수출 전문 기업의 연쇄적인 파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연쇄적으로 우리 경제에 가져올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든 기업이든,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신속한 대응 만이 그 피해를 줄이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       반복되는 일엔 그 속에 답이 있다

지난 5년 동안, 원저엔고가 지속되었고 일본은 상당히 곤란을 겪었다. 현재는 급속도로 반대 상황이 진행되고 있고 일본의 지난 5년 속에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일본의 기업들이 어떻게 버텼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정부의 대응은 어땠는지, 어떤 정책을 펼쳤는지, 시장 상황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등등.

보기보다 많이 다르고 신기할 정도로 국민성이 동떨어져 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경제의 흐름이며 수출 의존도 등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시도하다 실패한 정책, 전략들은 그 자체가 우리에게 훌륭한 답이 될 것이다.

원고엔저는 우리에게 있어서 위기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위기는 곧 기회다. 일본이 떠오른다고 반드시 우리가 가라앉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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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재정, 일본의 2013 파탄 가능성. 깡통경제 앞당기나? – 후지마키(藤巻健史)

 

본 글은, 블룸버그 통신 일본 판(2013.01.15일자) 한 기사꼭지의 개인적인 번역입니다. 따라서, 내용에 관한 저작권 및 기타권리는 모두 블룸버그 통신사에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가 조지 소로스씨의 투자 자문으로 일한 경력을 가진 후지마키 재팬의 대표이사 후지마키씨는, 아베 정권의 재정 확장 정책에 대해서, 2013년 연내에 일본의 재정이 파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후지마키씨는 11,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수상이 엔저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한 것은 옳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편, 공적 채무잔고가 팽창하는 와중에 대형 재정지출은 말도 안 된다. 장기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서 굉장히 위험한 도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10여년 전에 아베노믹스(아베 수상의 경제정책)을 했다면, 일본 경제는 회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누적채무잔고가 1000조엔정도나 쌓인 지금, 재정지출확대와 엔저 정책을 추진하면 조정이 빨라진다고 설명. “올해 중에 깡통경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경제가 붕괴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장기금리는 작년 12 6일에 0.685% 9년 만에 최저 수준이 되었지만, 그 후에는 아베 수상에 대담한 금융정책과 재정확대 계획을 내놓음에 따라 재정악화 우려부터 초 장기 금융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 이달 7일에는 0.84% 4개월 만에 고수준을 기록.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장세가 $1=89엔 후반으로 2010 6월 수준으로 엔저가 진행되었지만, 15일에는 88엔대 후반으로 엔이 상승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2년 만에 상승하여 한 때 1900엔대를 회복했다.

 주가가 상승해서 경기 활성화의 느낌이 드는 것은 좋지만, “경기가 회복되어도 금리가 상승하면 세수증가보다도 금리지출 증가가 더 커져서 일본의 재정은 견디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5년 후의 자산을 끌어다 쓰기

 후지마키씨는, 작년 6월 인터뷰에서, 일본의 재정은 5년 이내에 파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으며,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것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스위스F등 선진국 통화 자산에의 분산 투자도 추천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자금을 일본¥으로 조달하고 이러한 통화에 투자했을 경우, 작년 615일부터 올해 114일까지 평균 연이율 32%의 수익률이 된다.

 국채시장에 대해서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리면 금리가 상승하거나 엔저가 진행되어 엔 예금이 해외로 유출되고, 달러 자산으로 몰리면 은행 등 금융 기관이 국채를 구입할 자금이 없어진다. 현재, 아슬아슬하게 국채를 매입해서 지탱하고 있지만, 재원이 고갈되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일본은행이 돈을 찍어서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되면, USD$1=JPY300~400엔 이상까지 엔저가 진행되어 러시아가 붕괴했을 때와 같이 장기 금리는 60~80%정도까지 급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점점 더 나빠져서 2, 3년 뒤에 붕괴하는 것보다는 지금 빨리 붕괴시키는 편이 경제학자 요셉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가 말한창조적 파괴처럼 그 후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까지 공적 채무잔고가 팽창하면 구제방법이 없으므로, 빨리 붕괴시키는 편이 낫다고도 말했다.

 아베 정권이 일본은행에 물가목표 2% 설정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일본은행의 독립성과 권위를 바닥에 떨어뜨린 것은 마이너스. 시라카와 총재는 자신의 자리를 걸고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거부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 “인플레이션이 되어도 경기가 좋아질지는 의문. 스태그플레이션이 될 가능성도 있다. 양적 완화책으로는 엔저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일본 정부는 11일에 결정된 사업규모 20.2조엔의 긴급 경제대책에서 일본은행과의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명기했다. 아베 수상은, “명확한 물가목표 아래에서, 일본은행이 적극적인 금융 완화를 해 나아갈 것이라 크게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후지마키씨는, 재정 파탄과 하이퍼 인플레이션 상황으로부터 자산을 방어하는 방법으로서, 다시 한번 부동산 투자 외에 미국 주식 등 달러를 중심으로 하는 선진국의 통화 기반 자산을 구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일본의 장기금리는 115, 0.8%에서 0.78%로 내려 앉았고, 작년 1226일 이래 최저 수준이 되었다.

 

 - 후지마키 (藤巻健史): 1950년생. 1974년에 히토츠바시 대학을 졸업하고, 미츠이 신탁은행(현 미츠이스미토모 신탁은행)에 입사.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대학원에서 1980년에 경영학석사(MBA) 취득, 1985년에 모건 은행( JP모건 체이스 은행)으로 이적,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도쿄지점장. 2000년에는 조지 소로스씨의 투자 어드바이저로 근무했다.

  출처/소스/원문: 블룸버그 통신 일본 판(2013.01.15일자) http://www.bloomberg.co.jp/news/123-MGL71J6JTSEE01.html

 

 

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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