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단무지는 김치가 아니다
We, In the World 2009. 10. 30. 17:14 |몇 년 전의 일이다. 한국 출장 길에 독일인과 일본인 친구가 스케줄을 맞출 테니 한국에 간 김에 하루만 자기들의 관광 안내를 부탁할 수 있나 묻길래 흔쾌히 승낙했다. 안 그래도 우리 전통 문화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마침 한국의 전통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광화문의 국립박물관(6년 전쯤 이야기다)도 데리고 가고 창경궁도 관광시키고 풍물놀이도 보여주고, 한옥촌도 보여주고, 그리고는 인사동도 데리고 갔다. 한옥촌에 갔을 때 까지만 해도 외국인 친구들의 감탄소리를 들으며 뿌듯해 하고 있었는데, 인사동에 가서부터 뒷골이 땡기기 시작했다.
차라리 파무침을 주던가...
음식도 문화도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진보하지 못하면 썩는다고 생각은 한다. 항상 더 발전하고 시대에 맞추어 조금씩 변화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그 어떤 다른 것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치는 김치여야 김치지, 단무지처럼 만들면 단무지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새로운 ‘김치 단무지’가 나올 수는 있지만 ‘김치 단무지’를 가지고 ‘김치’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음식점 이름에 ‘전통’이라는 말을 넣었으면 ‘전통’이라는 말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전통’이라는 간판을 보고 찾아온 손님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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