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과 대학원 진학 사이의 갈등?

 

최근의 취업난으로 인해 많은 졸업 예정자들이 차선책으로 대학원을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도 아니고 벌써 10년이 넘도록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자신의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먹고 살기가 바빠서 그런지 인생의 선배들은 시큰둥한 것 같다.


대학원은 천국이 아닌 지옥으로 가는 문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취업하기 힘든 것은 어느 세대에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말의 의미조차 불명확한 말도 안 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덕분에 더 힘든 것 같지만 내가 취업하던 무렵에도 마찬가지였다.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인 덕분에 대학입학시험조차 필사적인 재수, 삼수생들과 같이 봐야 했고 대입에 실패한 친구들은 이듬해에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첫 수능을 봐야만 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IMF가 터져 취업의 문은 닫혀 버렸고 어학연수를 떠났던 친구들도 도중에 중단하고 귀국길에 올랐었다. 시간을 벌어주는 군 입대조차 6개월을 기다려야 입대가 가능했고 그 와중에 많은 졸업예정자들 사이에 대학원 진학이 새로운 유행처럼 번져나갔었다. 그렇게 시간을 벌었지만 경기불황은 끝나지 않았고 취업난과 새로이 학교를 졸업하는 후배들은 끝까지 우리를 붙잡고 늘어졌었다. 사설이 길어졌지만, 취업난과 취업대신 대학원 진학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 전, 요새 한창 각광받는 직업이라는 문화 마케터로 일하는 20대의 친척 동생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10년 넘게 세대의 차이가 있는 나와 동생이 동감한 점은 대학원 보다는 취직이라는 것이었다. 특히나 좋은 대학일수록, 좋은 학과일수록 더욱 더 그렇다고 동감했다. 본질적으로, 일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석사타이틀이 대단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회인, 기업인이 보았을 때는 대단한 학교의 석사보다 2년의 실전경험, 현장경험, 직장경험이 훨씬 낫다고 보는 것이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예를 들어보면 사다리 갖고 와라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은 돌아와서 없는데요라고 대답하고, 직장인은 돌덩이라도 들고 와서 없지만 이거라도 발판으로 쓸 수 있을까요?’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신문 등을 통해서도 많이들 접했을 것이다. 기업에서 신입사원들의 재교육에 얼마나 많은 힘과 자원과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하는지를. 자신의 커리어에 하나라도 더 많은 경험을 쌓아 놓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일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을 고용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특수한 연구직 등을 제외하고는 어차피 새로 데리고 와서 일을 시키고 성과는 고만고만한데, ‘석사 타이틀때문에 월급을 더 줘야 한다는 사실도 하나의 걸림돌이다. 대학 졸업자나 대학원 졸업자나 비슷한 이익을 회사에 가져다 준다면 굳이 월급을 더 주어가며 쓸 필요가 없으니 당연히 대학 졸업자가 낫다. 게다가, 인간관계에서 나이가 굉장히 중요한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나이 많은 신입이 결코 반가울 리가 없다.

 

물론, 많은 분들이 취직이 안 되고 있는데 무슨 취업을 하라는 헛소리냐라고 하실 수도 있다. 그렇다면 눈을 조금 낮춰라라고 대답하고 싶다. 대학원에 간다고 해서 지금 못 들어 가고 있는 회사에 입사하게 될 리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본인들은 아직 눈치를 못 챘을지도 모르지만 현재 가장 소중하고 아까운 것은 시간경험이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차라리 2~3년을 일 해보고 더 나은 직장에 도전하는 것이 낫다.

 

취업과 대학원 사이에서 힘들게 고생하고 갈등하는 후배들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 하고 싶다.
 
무조건 취업을 해라




감사합니다! 다음 메인에 드디어 세번째 올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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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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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5 17: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석사는 정말로 어중간한 학위인것은 분명해요..
    저는 현재 미국에서 박사과정에 있지만, 한국에서 석사를 했던 2년의 시간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죠..
    말씀하신대로 취업은 언제나 어려웟어요..
    경기가 좋다고 해서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도 취업이 되는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대학원의 필요성은 분야마다 좀 차이가 있지 않나 싶어요..
    석사는 어중간 하지만, 박사학위를 따면 분야에 따라선 진급에 있어서 한 10년 정도의 시간을 아낄수가 있죠..
    하지만 더 높은 학위를 가질수록 전문분야가 뚜렷해지기 때문에 높은 대접은 받을 수 있어도 취업은 경기의 영향을 더욱더 많이 본다고 볼 수 있을것 같아요.. 박사학위는 피라미드의 맨 위에 있지만, 그만큼 수요는 적으니까요..
    졸업을 한달 앞둔 저는 아직 박사학위를 따는것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그만큼 고생도 많이 했고, 배운것도 참 많았다고 생각해요..
    회사를 잠시 다시다가 유학을 왔는데, 회사에 계속 있었더라면 이렇게 능력을 기를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많이 해요..
    본인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와 어떤 분야의 전공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대학원 진학이 도움이 될지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제가 경험상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건, 대학교때 연구실에서 몇달 일해보면서 그게 적성에 맞다면, 석사를 하지 말고 바로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라는거에요..
    위에 적으신것처럼.. 석사는 아주 어중간한 학위니까요...

    • Favicon of http://ppayaji.tistory.com 빠야지™ 2009.11.05 20: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석사가 어중간하다는 생각보다는 '나중에도 할 수있다'는 점 때문에 취업을 더 권하고 있습니다. 석사학위는 일하면서도, 또는 나중에 필요에 따라서 추가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젊을 때의 경험은 그렇지 못하지요.
      저도 일본과 영국에서 공부하고 지금은 일본에서 일하고 있지만 너무 오랜 시간을 학생으로서 지낸 것에 대해 많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또, 본문의 제 친척 동생도 그렇지만 일을 잘 하면 회사에서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하도록 밀어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뜻이 있는 사람에게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대학원', '석사', 심지어 '박사'학위는 저절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의견 감사 드립니다.

  2. Favicon of http://www.trsos.com white saint 2009.11.05 19: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님 석사를 하지말고 바로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라는거에요.. <<< 이게 도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제눈에는 대학가지말고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원 바로 가라는 말과 다를바 없는걸로 보이는데... 제가 틀린겁니까? 아니면 석박사 통합과정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3. Favicon of http://www.trsos.com white saint 2009.11.05 19: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전 학점이 낮아서 취업이 안되면 "공대"의 경우 대학원을 가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다른데는 모르겠지만... 공대석사의 경우 취업 후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학사"는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원리가 뭔지 모르고 업무를 하지만 최소한 "석사"는 자기가 무슨일을 하는 지 원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게 됩니다... 향후 "성장"의 측면에서 속도가 다릅니다... 라고 생각합니다...

    • Favicon of http://ppayaji.tistory.com 빠야지™ 2009.11.05 20: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댓글 감사합니다.
      향후 "성장"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물론 직업의 종류에 따라도 다르겠지요. 하지만 일단 직업을 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주어지지요. "성장"이라는 것도 일단 직업을 구해야 가능한 것이고 취업의 가능성은 오히려 "석사"보다는 "학사"에게 더 느그러운 것이라 생각되어 적은 글 입니다.

    • Favicon of http://www.trsos.com White Saint 2009.11.06 00: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직업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통렬하게 동감합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한다 하더라도... 작금의 한국사회는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한 사람보다 기대이상의 아부를 잘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니까요... 더불어... 제가 생각하기에는 "공대"에서는 최소한 "학사"보다는 "석사"가 훨씬 취업가기 쉽습니다... 왜냐면... 자신이 아는 것, 겪은 것에 대해 말할수 있는... 즉...입으로 말하기 쉬워 지는 것이니까요...

    • Favicon of http://ppayaji.tistory.com 빠야지™ 2009.11.06 08: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서 본문 중에 '연구직을 제외하고'라는 단서를 달았답니다. White Saint 님의 말에 적지않은 공감도 하구요.

  4. Favicon of http://basecom.kr basecom 2009.11.18 01: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단지 취업이 안되서, 혹은 더 좋은 취업을 위해 스펙을 높이기 위해서 대학원에 진학하는건 별로 좋지 못한 선택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