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 포피 이야기
ETC. 2010. 11. 15. 10:49 |최근 블로그의 테마가 잡다해져서 쓸까말까 고민이 많이 되긴 했지만, 조금은 터부시 되고 있는 이 토픽에 대해서 용기내어 한번 써볼까 한다.
우리나라와 미국, 이스라엘에서만 대규모로 행해지는 포경수술에 대한 찬반론은 최근 여러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는데 찬/반이 아니라 조금 다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한다.
얼마 전, 뉴스 검색 중에 “포경수술 후의 포피의 행방. 포피가 숨긴, 또는 숨겨진 포피의 이야기”라는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포경수술’이라는 언뜻 봐서는 알 수 없는 어려운 한문 단어이지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신생아의 할례’일 뿐이다. 그런데 그 신생아들의 잘려진 포피의 행방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사람이 적다 .잘려진 포피는 화장품부터 과학적인 연구 재료까지 그 주인이 상상할 수 없는 운명의 길을 걷게 된다. 사실 신생아의 포피에는 줄기세포와 같은 성질이 있어서, 피부를 배양하는 일에 쓰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신생아의 포피를 의료폐기물로 버리는 일이 없으며 기업과 연구기관에 팔게 된다. 1인분의 신생아의 포피가 어이없게도 수천 달러(수백 만원)이나 한다고 한다.
우리가 포경수술에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열을 올리는 동안, 실제로 병원과 기업, 연구기관은 돈을 벌고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포피 이용 방법은,
- 화장품, 고급 스킨 크림
포피 상에서 섬유세포를 성장시켜, 그것을 이용한다. 안티에이징, 스킨 메디카와 같은 크림을 만드는데 1개의 포피 만으로도 수십 년이나 활용이 가능하고 수백, 수천개의 화장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비위가 약하신 여성분들, 죄송합니다) - 피부 이식
화상을 입은 피해자의 피부 이식에 이용된다. 신생아의 포피는 거부반응이 굉장히 적기 때문이다. 진짜 피부 반창고로서 현재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하버드 대학 등에서는 포피를 이용한 고도의 피부 대체 치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 화장품 테스트
동물 실험이 점점 심한 비판을 받게 됨에 따라 포피의 이용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이다. 실제 인간의 피부이므로, 실험 반응도 알기 쉽게 되었다고 한다.
좋은 이유로 많이 사용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쁘지 않은걸?’ 하고 생각하게도 되지만 종교적 이유로 제대로 된 과학적 근거 없이 (옳다는 의견보다 그르다는 의견이 더 많다) 할례를 당하는 것도 조금은 씁쓸하고 개중에는 할례(포경수술) 중 사고로 죽는 신생아도 있으므로 당사자에게 있어서는 위험부담+수술비용이 들어가고 모르는 사이에 병원에게 돈을 벌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비슷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태반의 경우에는 줄기세포 이용 가치가 있다고 뉴스에서 자주 보게 되지만, 포경수술 후의 신생아 포피에 물질적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차피 버려질 포피가 인류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기쁜 것도 같지만 왠지 뒷맛은 조금 씁쓸하다.